경기도 향동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노 모 씨(33)는 최근 아파트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고자 동사무소에 세대분리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다.

세대분리를 위해서는 결혼을 하거나 독립된 주소지에 거주 등록이 돼 있어야 하지만 노 씨는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세대분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노 씨는 부모님이 거주하는 인근에 원룸을 얻어 세대분리를 했다.

1인 가구가 된 노 씨는 "제3신도시 청약에 당첨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면서"앞으로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 씨는 창릉지구 청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행법상 같은 주소지 내에서는 한 세대로 등록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청약 당첨을 노리는 청년들이 세대 분리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에서 청약에 지원하려면 세대주여야 가능한 점 때문에 최근 세대분리를 하려는 청년층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겹치면서 세대 분리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기에 전세난이 가중되고 주택공급물량이 줄어들자 2030세대까지 내집마련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작년 말 1인 가구 비율이 사상 첫 30%대를 돌파했다. 2015년 500만을 돌파했던 1인 가구 수가 매년 증가해 지난해 600만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1인 가구는 603만9천 가구로 전년(578만8천 가구)보다 25만1천 가구(4.3%) 증가했다. 10만대를 이어오던 증가폭이 25만대로 껑충 뛰었다.

특히 2030세대 1인 가구 증가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해 2030세대 1인 가구 수는 총 215만3,197가구로, 전년도(201만2,681가구) 대비 7.0%나 늘었다. 2018년도 증가율인 4.3%와 2017년 증가율인 2.8%와 비교하면 그 증가폭이 커진 것이다.

서울의 경우 2030 세대 1인 가구 수가 2018년 57만 8,491가구에서 2019년 62만 1,619가구로 7.5% 늘었다. 전년도와 그 전년도 상승률이 각각 5.4%와 3.5%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경기권은 그 흐름이 더 뚜렷했다. 2018년 대비 2019년 2030 세대 1인 가구 수가 10.1%나 증가하며 전년도 상승률(7.2%)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 연구원은 "2019년도에 1인 가구가 급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주택 가격이 오르다 보니까 청약 시장이 엄청나게 호황이었다"라며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세대를 분리해서 청약저축 가입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약 열풍에 따른 세대분리가 이뤄지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1인 세대가 증가했다는 얘기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세대분리가 증가하면서 같은 주소지에 살아도 주거나 생계가 독립된 경우 세대분리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부처 관계자는 "최근 세대분리 기준에 가족관계와 생계 등을 포함하도록 하는 개선안을 논의 중"이라며 "관련 연구용역도 끝난 만큼 기준 완화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검토하고 관계부처 의견 수렴도 진행 중"이라 설명했다. 

수도권의 새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모습./사진=뉴스1
수도권 새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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