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청년들은 '임대'가 아닌 청약으로 '자신의 집'을 가지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녹녹지 않다. 

"서울에서 집을 산다는 것은 포기했다. 어차피 청약도 안 되는데 어떻게 수억 원의 집을 살 수 있겠는가." -경기도 거주 신준영(가명)씨

"거의 10년 동안 모아서 아파트에 청약을 신청했더니 30점 나와서 해지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시 은평구 노성태(가명)씨

"이 정도면 혼자 살 사람은 평생 임대에서나 살란 소리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혼자 산다고 오피스텔에 살고 싶은 생각 없다. 아파트 살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집값 올랐다는 얘기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 쌓인다." -서울시 마포구 김지영(가명)씨

집값이 치솟으면서 청년층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 부동산 정책에서 청년의 내 집 마련은 그야말로 '꿈'에 불과해서다. 각종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1인 가구 청년들의 한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하루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집값에 청약을 포기한다는 반응이다. '임대'가 아닌 청약으로 '자신의 집'을 가지고 싶어 하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아서다. 청약에 열심히 공을 들인 1인 가구 청년들 당장 청약제도부터 개선하라고 소리친다.  

실제로 1인 가구는 청약으로 새 아파트를 사기 어렵다. 최근 청약 경쟁률을 봤을 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1인 가구는 부양가족이 없어 청약가점이 30점대에 그쳐서다. 특별공급을 공략하면 좋겠지만, 생애 최초나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은 결혼해야 가능해 미혼인 1인 가구는 제외된다. 청약으로는 아파트 당첨을 바라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라고 할 정도다. 취업 포기·결혼 포기에 청약 포기가 더해졌다.  

아울러 공공분양(전용 60㎡ 이하)도 소득 조건이 걸려 있는데, 이 역시 소득기준이 너무 낮아 바늘구멍 수준이다.

기존 주택 매매는 어떨까. 치솟은 집값을 감당할 수 있다면 가능하다. 대부분의 청년이라면 자금력이 부족해 넘보기 힘든 수준이다. 청약 사각지대에 놓인 1인 가구는 내 집 마련 기회가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김지영씨는 "신혼 특공으로 집을 마련한 직장 동료 얘기를 들을 때마다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라며 "결혼은 생각도 안 하지만 혼자 살면서 불리한 상황이 생기다 보니 억울할 때도 많다"고 말했다. 

노성태씨는 "혼자 사는 1인 가구에 대한 정책은 그다지 많지 않다. 싱글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금을 많이 내지만 정작 돌아오는 건 없다. 요즘 혼자 사는 게 대세라고 하지만 혼자 벌어서 매월 월세(반전세 거주) 내고 나면 저축은 엄두도 못 낸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다가) 할 수 있는 대출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결혼은 꿈도 못 꾸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고 털어놨다. 

1인 가구는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반공급(가점제)에서 밀리고 그나마 당첨 가능성이 있는 특별공급(추첨제)은 지원 자격도 없다. 

실제 지난 3일 통계청이 조사한 결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인 가구는 614만7516가구로 전체 가구에서 가장 많은 30.2%를 차지했다. 10집 중 3집은 나 홀로 1인 가구인 셈이다. 

직방 관계자는 "이제는 1인 가구를 위한 특별 청약조건을 하나 추가해도 되는 상황"이라며 "매년 1인 가구는 증가하지만 정작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 마련은 제자리걸음이다. 1인 가구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웅 서울시의원은 "청년들은 우리 사회를 이어나가는 세대이다. 그 청년들의 삶이 주거문제로 가장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다"면서 "부모님 집에 거주하거나 형편이 좋은 일부 청년을 제외하고는 1인 청년가구의 주거실태는 매우 열악하다고 본다. 반지하나 주택이 아닌 근생시설에 거주하는 경우도 많고 열악한 수준의 고시원의 형태도 있어 안전과 환경상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이라고 현실을 꼬집었다. 

한편 지난 11월 기준 올해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세종이 46.64%, 대전 16.01%, 경기 11.1%, 인천 8.8% 순으로 상승했다. 서울은 2.72% 올랐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사진=뉴스1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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