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10집 중 4집은 월세에 산다. 무려 246만 가구가 월세 세입자다. 또 1인 가구 10집 중 8집은 연소득이 3000만원 이하다. 이들은 월세로 60만원 미만을 낸다. 서울의 경우 60%가량이 월 30~60만원을 주거비로 소비한다. 이는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높다는 의미다. 그만큼 월세 상승이 1인 가구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실제로 1인 가구는 월평균 소비의 17.9%를 주거·수도·광열비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인 가구보다 6.6%포인트나 주거비 부담이 높다. 이는 주거비 상승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의미다. 최근 요동치는 전월세시장에 1인 가구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앞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셋값 급등이 결국 월세에 영향을 줘 중산층과 서민층의 주거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투·쓰리룸 월세는 전셋값 상승과 함께 치솟았다. 전세물량이 반전세로 전환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달 서울 원룸 월세가 상승 반전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시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평균 월세는 전월 대비 2% 상승했다. 5개월 만의 상승세로 전환됐다. 

새 학기에 대비한 대학가 원룸 월세 인상이 시작된 것이란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상승폭이다. 아파트 전세난 여파가 다세대(빌라)로 옮겨붙으면서 투·쓰리룸 월세가 강세를 보인 만큼 향후 원룸 가격 상승폭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투·스리룸 월세는 84만원으로 10월 대비 6%나 상승했다. 서초구(99만원)와 송파구(87만원)는 전달 대비 7~8%로 가장 크게 뛰었고, 강북구(59만원), 광진구(74만원), 서대문구(71만원) 등이 4~5% 상승했다. 

원룸은 25개구 중 14개구가 상승, 4개구가 보합, 7개구가 하락했다.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 마포구(54만원)로 한 달 새 10% 상승했고, 광진구(50만원), 강남구(66만원), 강북구(41만원), 강서구(39만원), 중랑구(43만원) 등도 8~9% 상승했다. 반면 종로구(50만원)와 중구(54만원)는 7~9%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 월세는 중앙대학교(44만원)가 전월 대비 7%로 크게 상승했고, 홍익대학교(51만원)와 고려대학교(42만원)도 5~6% 상승했다. 연세대학교(44만원), 한양대학교(46만원)는 2% 하락세를 보였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반전세도 늘었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준전세와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준월세를 통칭하는 ‘반전세’ 비중은 10월 26.9%에서 지난달 37.9%로 급등했다. 이는 올해 최고치이자 2016년 1월(39.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 또 하나의 신호는 월세평가액 급증이다. 월세평가액이 지난해 3분기 78만5000원이에서 올해 85만4000원으로 8.8%나 증가한 것이다. 

월세평가액은 조사대상 가구의 주거와 생활여건, 노후 정도와 유사한 주택을 월세로 빌린다고 가정할 때 지불해야 하는 총금액을 말한다. 자가, 전세, 월세 등을 모두 포함해 월세평가액을 매기기에 주거비 부담을 직간접적으로 추론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스테이션3 다방 데이터 분석 센터 관계자는 "소형 아파트 대체 주거지인 빌라 투·스리룸 평균 월세는 지난 8월부터 상승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걷던 원룸마저 반등했다"며 "아파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빌라로까지 번지면서 빌라 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악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연말·연초 대학가 월세 재계약 시즌이 돌아오면서 월세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대학가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고 시세란 게 있어 쉽게 세를 올리기 힘든 구조지만, 최근 집세를 올리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어 임대인의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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