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2차 대유행을 겪고 있는 프랑스는 아직 '락다운' 중이다. 공식적으로 오는 15일까지 락다운이 계속된다. 하지만 파리 거리 풍경은 락다운 예전과 다르지 않다. 프랑스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정부에서 시민들의 숨통을 트여줬기 때문이다.

아직도 집 밖을 나가기 위해서는 이동증명서가 필요하지만, 거주지로부터 20km 반경 내에서 3시간 동안 외출이 가능하다. 상점들도 영업이 허가됐다. 11월 말부터 레스토랑, 바, 카페, 영화관, 스포츠센터 등을 제외한 가게들은 일제히 문을 열고 손님들을 맞고 있다. 여기에 지난 4일부터 시작된 프랑스 최대 세일 시즌이 겹치면서 거리는 연말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아쉽게도 올해 프랑스 전역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만나볼 수 없다.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의 2차 확산이 프랑스 시민들의 당연했던 연말 축제를 앗아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아쉬워만 하고 있을 프랑스 사람들이 아니다. 공식 크리스마스 마켓은 취소됐지만, 영업을 재개한 상점과 시 차원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갤러리 파라예뜨 백화점에서는 여느 때보다 화려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매년 준비하는 트리지만 올해는 특히나 반짝거리는 조명을 많이 사용해 우울한 사람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타격을 입어 폐점을 선언한 프랭탕 백화점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움직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건물밖에 배치했다. 유명 럭셔리 브랜드들이 밀집한 상또노헤 꺔봉가에는 트리 장식으로 꾸민 대형 열기구가 등장해 파리 시민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파리시에서도 시민들의 아쉬운 연말을 달래주고 있다. 샹젤리제 거리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개선문을 시작으로 콩코르드 광장까지 가로수 길에 따뜻한 조명을 설치해 어두운 도시를 밝히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콩코르드 광장과 바스티유 광장에 예전에 없던 조명쇼가 등장했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뚜아네트가 처형 당했던 콩코르드 광장은 크리스마스트리와 푸른 조명으로 둘러싸여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다. 오는 11일부터는 파리 시청이 푸른 숲으로 변신한다. 시청 앞 광장에 놓인 트리들에 맞춰 조명쇼를 이어갈 예정이다. 게다가 시청 앞 회전목마와 먹거리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락다운 기간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프랑스를 보면서 그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프랑스는 오는 15일 두 번째 락다운을 종료한다. 그러나 ‘통금’은 계속될 방침이다. 하루 5만명 이상 감염되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1만~2만 명대로 줄었지만, 정부가 목표로 하는 5천명대에 진입하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크리스마스 바캉스 기간인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는 이 모든 조치를 하지 않는다. 그만큼 프랑스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설날, 추석 못지 않은 중요한 전통적인 명절이기 때문이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더 애틋한 가족 모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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