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형가전·소형SUV 성장 '가속'

 

세계보건기구(WHO) 설립 이후 세 번째 팬데믹을 불러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020년을 강타한 코로나19는 강력한 전염성으로 우리 사회의 많은 것을 바꿨다. 일상이 되어버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대면 활동의 비대면 전환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변화는 1인 가구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혼밥' '혼행' '혼캠' 등 우리 생활 속에 혼자가 자연스러워졌고, '1인용' 제품과 서비스가 급증했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연말기획을 통해 코로나19로 바뀐 산업지도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는 1인 가구의 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1인 가구는 외식, 여가생활 등이 활발해 오히려 다인 가구보다 집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이러한 활동에 제약이 걸리면서 올해 1인 가구는 집에서 할 수 있는 행동 비중을 늘렸다. 또 혼자 하는 생활에 익숙한 1인 가구는 이러한 변화에 쉽게 적응하면서 트렌드 변화를 이끌었다. 

실제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0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올해 평일 일과 이후 바로 귀가하는 비율이 49.1%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단 27.3%만이 바로 귀가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 근처에서 시간과 돈을 소비하는 현상이 증가했다. 1인 가구 4명 중 1명은 재택근무를 경험하면서 생활 패턴 역시 재구성되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계의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일부 기업들은 코로나19란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발 빠르게 대처하고,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전자업계의 경우 요리, 위생, 휴식, 재택근무 관련 제품이 대표적이다. 1인 가구, 집콕족 등에 맞춘 다양한 제품 출시는 1인 가구의 선택권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었다.

주방가전, 특히 소형 주방가전은 코로나19로 집에서 직접 음식을 해 먹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밥솥이 대표적이다. 쿠쿠전자는 3인 이하 초소형 밥솥의 1~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다. 지난해 3인용 에그밥솥에 이어 올해 2인용 마시멜로 미니밥솥, 1인용 소담밥솥을 연달아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한 결과다. 

주방용품 기업 해피콜은 1구 인덕션 레인지, 믹서기, 전기주전자, 토스터로 구성된 오드 아담한 가전 4종을 선보이며 1인 가구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도 1구 인덕션으로 인기몰이를 했고 LG전자는 화구가 2개 이상인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위니아전자가 내놓은 '클라쎄 달인 레인지'는 1인 가구를 겨냥해 호평을 받았다. SK매직은 올해 휴대가 가능한 1구 인덕션 레인지 '이지 다이얼'을 출시했다. 밀폐용기로 유명한 락앤락은 소형가전업체 '제니퍼룸'을 인수하고 소형가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호재를 만난 제품 중 하나는 TV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판매량은 2억2383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9월에 내놓은 올해 연간 전망치인 2억1556만대보다 3.8% 증가했다.

코로나 여파로 집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TV 교체 등 구매 수요가 늘어난 여파로 분석된다. 여기에 더해 48인치 이하 소형 TV 판매가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춰 32인치 QLED TV를 준비 중이다. LG전자는 지난 7월 48인치 OLED TV를 선보여 인기를 얻고 있다. 

생활용품으로는 위생 관련 제품이 주목을 받았다. LG전자, SK매직은 한층 작아진 정수기를 선보이며 1인 가구 공략에 박차를 가했고, 집에서 간단히 소독을 할 수 있는 전해수기가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미니 공기청정기, 소형 식기세척기, 핸디형 공기청소기도 효자상품이었다.

올해는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영향으로 데스크톱, 노트북 판매가 늘었다.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이 이달 들어 최근 2주간 소형 가전 매출을 분석한 결과 데스크톱 매출은 143%, 노트북은 71% 증가했다. 

유료방송, OTT 사업자들은 코로나19 반사효과를 누렸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유료 VOD, OTT서비스이용 건수가 급증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의 경우 올해 결제급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간 결제액은 514억원, 유료 결제자는 362만명을 기록했다. 

여행을 떠나지 못하면서 '휴식'에 대한 욕구가 커지자 올해 안마기기 판매 역시 대폭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1월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판매한 안마용품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났다. 이 중 안마의자는 42%, 마사지건과 같은 소형 안마기기는 131%까지 증가했다. 특히 소형 안마기 매출액은 10월1일부터 12월21일까지 매출만 66% 늘었다. 

자동차업계도 코로나19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수혜 업종이다. 바로 차박 덕분이다. 올해는 '차박 열풍'이 불었다. 차박이 가능한 SUV 차종은 신차는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도 호조세를 보였다. 연예인이 일부 방송에서 차박 차량으로 선보인 모델은 없어서 못 살 지경이었다.

1인 가구에게 인기가 높은 소형 SUV는 올해 1~11월 누적 약 20만대 팔리며 전년 동기(16만대)보다 급증했다. 

현대차의 베뉴는 지난 11월까지 총 1만6251대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18.1%나 판매량이 늘었다. 코나는 각종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부진했다. 기아차의 경우 셀토스가 4만7165대나 팔리며 소형 SUV시장을 압도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단종됐던 티볼리 에어를 다시 내놨다. 차박 열풍에 합류하려는 전략이다. 티볼리 에어는 뒷좌석을 접으면 무려 1879mm의 공간을 제공한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해 지난달까지 1만8511대를 팔았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연초 선보인 XM3를 지난 11월까지 3만1936대나 팔았다. 

여기에 경차인 기아차의 레이가 차박 차량으로 주목받으면서 2만5896대나 팔렸다. 모델 노후화와 전체적인 경차 판매량 부진을 감안하면 괄목할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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