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 칼럼리스트
정희선 칼럼리스트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산업은 외식업과 여행업이다. 비말을 통해 확산되는 전염병의 특성으로 인해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외식을 금지하고 식당들은 영업을 중단했다. 

일본 또한 긴급 사태가 발령된 2020년 4~5월 당시 많은 음식점들이 영업을 중단하였다. 긴급 사태가 해제된 후에도 확진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브레이크를 거는 곳이 음식점이다. 

현재 일본은 도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1월 7일 두 번째로 긴급 사태를 선언하였다. 이번 긴급 사태 선언은 음식점의 오후 8시까지 단축 영업 요청이 주요 대책으로 하고 있다. 

코로나 19의 확산과 함께 쟁점이 되는 이슈는 ‘경제를 우선시할 것이냐, 생명을 우선할 것이냐’라는 점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며 실업자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음식점은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산업으로 일본에서도 많은 아르바이트와 직원들이 음식점에서 일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경제’와 ‘코로나 확산 방지’ 두 목표를 동시에 잡겠다고 선언하고 있으나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얼마 전 일본의 경제 잡지인 ‘동양경제’의 한 기사가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기사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고객은 단체 고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혼자서 먹고 마시는 솔로 고객도 있다. 이들은 음식을 주문할 때를 제외하고는 조용히 먹고 마시고 돌아가기에 감염의 위험이 낮다. 

기사는 코로나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음식점 산업에 있어 희망은 혼자서 외식하는 고객 즉, ‘솔로 고객’이라고 주장한다. 솔로 고객은 객단가가 낮기 때문에 음식점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코로나 이전부터 일본의 외식 산업을 지탱해온 그룹은 솔로 고객이다. 

실제로 통계 데이터가 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1인 가구와 2인 이상 가족 가구의 평균 외식비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자. 

2017년~2019년 일본의 가계 조사 통계에 의하면 2인 이상으로 구성된 가족 가구의 외식비를 100이라고 한다면, 34세 미만 1인 가구 남성의 외식비는 170, 35~59세 1인 가구 남성은 149, 34세 미만 단신 여성은 108, 35~59세 단신 여성은 70으로, 35세~59세 여성 1인 가구를 제외한 모든 그룹의 외식 지출액이 가족 고객보다 높았다. 

1인 가구의 외식 규모를 추산한 결과, 외식 시장에서 솔로 고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34%였으며, 이 중에서도 독신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솔로 고객이 외식 산업에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따라 동양경제의 기자는 자숙해야할 것은 ‘외식’ 자체가 아니라 여럿이 모여서 먹고 마시는 ‘회식’이며, 솔로 외식은 위기에 처한 음식점 업계를 구원할 구세주가 될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에서는 2000년 이후 음식점 방문 고객 중 1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많은 음식점들이 1인 전용 좌석이나 카운터를 만들어 대응하였다. 일본의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인 가스토는 2019년부터 1인석을 설치하였다. 양쪽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콘센트 전원까지 마련하여 마치 PC방 같은 느낌이다. 이름 의미하는대로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패밀리 레스토랑마저 1인석을 확대하는 점이 화제가 됐다. 

일본에서는 우리가 흔히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부부 + 자녀’로 구성된 세대는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가족 세대는 2040년에는 20%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며 대신 전체 가구의 40% 이상을 1인 가구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과 일본의 현재 상황이 동일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음식 배달 서비스가 덜 발달되어 있으며, 혼자서 밥이나 술을 먹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고, 한국에 비해 1인석 시스템도 잘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의 솔로 외식 비중과 규모는 일본에 비해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한국 또한 코로나로 음식점들이 위기에 처한 지금 1인 고객을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 들이고 1인 고객을 위한 인프라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혼자서도 편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 시설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는 음식점들이 코로나를  극복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코로나 이후를 위한 준비로도 이어진다. 1인 가구와 솔로 외식은 코로나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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