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풀무원
사진 = 풀무원

지난 7일 두부·나물 시장 1위 기업인 풀무원이 납품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풀무원측은 원가 부담이 커져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단체는 사실이 아니라며 가격인상을 재검토하란 성명을 발표했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최근 주요 대형마트에 두부, 콩나물 납품가격을 최대 14%, 10% 인상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풀무원 측은 "지난해 기상 악화로 대두 작황이 나빠져 가격이 15% 가까이 올랐고 최근 5년 꾸준히 상승해 누적 50%가량 가격이 올랐다"며 "원재료비 부담과 제반비용 등이 크게 늘어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사실이 아니다"며 가격 인상을 재검토하라는 성명서를 배포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풀무원의 두부 가격 변동은 2016년과 2019년에 각각 3.9%, 5.1% 이뤄졌다. 여기에 올해 8~14% 인상이 이뤄진다. 콩나물은 2017년 17.0%, 2020년 4.5% 인상했다. 올해 8~10% 인상한다. 

즉 풀무원은 지난 5년간 주기적으로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인상해 왔다. 

여기에 풀무원식품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국내산 백태(대두) 가격은 2019년 대비 오히려 2.5% 하락했다. 5년간 누적 상승률도 19.8%에 불과하다. 수입산 백태의 경우 동기간 누적 3.0% 상승에 그쳤다. 

풀무원식품의 매출원가율은 2019년 3분기 72.7%에서 지난해 3분기 69.4%로 3.3%포인트 낮아졌다. 

원재료 외에 제반비용이 상승하면서 가격인상 압박이 심해진 것일까. 소비자단체 분석을 보면 지난해 3분기 판매관리비는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0%포인트나 상승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원재료 가격이나 판매관리비를 보면 풀무원식품이 설명한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무리한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풀무원이 두부·나물 가격을 일방적으로 인상할 수 있는 요인은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지녔기 때문이다. 두부와 나물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45%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각각 48%, 44%의 점유율을 기록하면 압도적 지배력을 보여왔다. 

시장점유율이 50% 미만인 만큼 풀무원은 시장지배적사업자, 즉 독과점기업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두부, 나물 물가를 좌우할 수 있어 전문가들은 풀무원이 가격결정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본다. 

이에 풀무원의 두부, 콩나물 가격 인상 이후 다른 기업도 눈치껏 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소비자단체 역시 이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가계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풀무원이 장바구니 물가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풀무원은 선두기업으로서의 시장 영향력과 사회적 책임을 통감해 부당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길 강력히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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