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도원 삼표 회장,잇따른 산업재해 사고 할 말 없나
상태바
[기자수첩] 정도원 삼표 회장,잇따른 산업재해 사고 할 말 없나
  • 정윤선 기자
  • 승인 2021.01.18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홀로 일하다 참변,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삼표 산업재해

2021년 1월 7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그동안 기업이 안전의무를 위반해 발생한 산업재해와 시민재해임에도 피해자 개인의 불운이나 잘못으로 취급되던 것이, 이제는 사업주의 책임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한 처벌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하청업체 말단 관리자만 처벌했던 과거와는 달리 원청과 경영책임자에게 직접 안전의무를 부과했다. 계약 형태와 관계없이 하청관계에 있는 모든 노동자와 특수고용형태노동자의 재해에 대한 원청 사업주 처벌이 가능해진 셈이다. 사고사만이 아니라 부상과 질병도 중대재해에 포함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 심사가 국회 통과하면서 이목이 쏠리는 기업이 있다. 바로 끊임없이 산업재해 소식이 들리는 삼표그룹이다. 삼표그룹을 이끄는 정도원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회장의 장인으로 더 유명하다. 삼표그룹은 1952년 강원탄광으로 시작한 후 강원산업을 거쳐 골재, 레미콘, 시멘트 사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잇따른 산업재해 소식으로 이목이 집중된 삼표는 지난해 5월 삼표시멘트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미세플라스틱 위험의 열악한 환경에서 쓰레기 소각 작업 도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인은 위험업무임에도 불구하고 혼자 근무하다 참변을 당했다. 

당시 삼표그룹은 재발 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달 강원 삼척지역의 한 석회석 광산에서 40대 근로자가 혼자 일하다 목숨을 잃었다. 석회석 광산을 개발하는 회사는 삼표자원개발, 건설 기초소재 전문기업 삼표그룹(회장 정도원)의 계열사인 삼표시멘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유족 측이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사업장 안전관리 부실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지난달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광산 매몰 사고] 추운 겨울 광산에 매몰돼 우리 곁을 떠난 우리 아빠의 억울함을 호소합니다'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숨진 굴착기 운전자의 유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평범하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40대 가장"이라며 "한 여자의 남편이자 대학생 두 딸의 아버지인 아빠의 참혹한 죽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청원인인 밝힌 사고는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1시 10분쯤 삼척시 근덕면의 한 석회석 광산에서 발생했다. 당시 굴삭기 기사 A(47)씨는 광산 갱도 입구 400여m 지점에서 굴착기 작업 중 상부에서 토사가 유출돼 매몰됐으며, 9시간 30여 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청원인은 "굴삭기랑 좀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된 점을 미뤄 볼 때 광산이 붕괴하기 시작하자 이상함을 감지하시고 굴삭기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무너진 토사에 목숨을 잃으신 것 같다"며 "그 차갑고 숨 막히는 토사에 깔려서 고통받았을 우리 아빠를 생각하니 지금도 하염없이 눈물만 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아빠는 퇴근 후 저녁에 치킨집에 와 일을 했고, 굴착기 일이 없을 때는 낮부터 가게에서 배달도 하고 엄마 장사를 도왔다"며 "열심히 살아온 가족과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빠를 도와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청원인은 사고와 관련해 사업장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억울함을 전했다. 특히 안전요원 미배치, 산재보험 가입 방치, 원청의 방치 등을 제시하며 사업장 측의 책임을 지적했다.

이번 참사 역시 지난해 발생한 사고처럼 혼자 작업하다가 봉변을 당했다. 

청원인은 "아빠는 광산 채굴현장에서 안전요원 한 명 없이 어두컴컴한 굴속에서 홀로 작업을 해왔고, 신호수 배치도 없이 혼자 일을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면서 "만약 작업 시 안전요원이 한 명이라도 있어 주변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었다면 아까운 생명이 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청업체는 장비 종합 보험이 가입되지 않은 차량임을 알았음에도 위험하고 험한 굴속으로 투입시켰다"며 "석회석 광산이 항상 붕괴 사고에 취약한 상태인 것을 누구보다 채굴업자는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사고와 관련해 하청업체는 물론 원청업체 측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이번 일의 원청은 B시멘트사지만 현재 이 일에 관해서는 나몰라라하고 있고, 하청업체인 채굴업자 역시 얼토당토하지 않은 금액을 합의금으로 제시하며 빨리 마무리하려 한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끝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제공 관계 실질이 사업장 임금을 목적으로 한 종속적 관계가 있다면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부디 아빠가 편안한 게 하늘나라로 갈 수 있도록, 이 땅의 모든 근로자들이 합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처럼 되풀이 되는 안전 사고에 노동계 관계자들은 삼표그룹의 심각한 외주화를 손꼽았다.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산업사고가 발생하지만 이에 대해 삼표그룹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끊이질 않는 곡소리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