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갖고 있는 프랑스. 한국과 비교하자면 여름은 습도가 낮아 같은 온도에도 덜 덥게 느껴지고, 겨울에도 습도가 높아 덜 춥다. 특히 파리의 경우 겨울철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지 않아 추위에도 불구하고 눈 구경하기 참 힘들다.

그 귀한 눈이 올해에는 꽤 자주 찾아오고 있다. 1월 초부터 매주 오더니 지난 주말에도 눈이 파리를 새하얗게 덮었다. 예상 강설량을 뛰어넘는 함박눈이 5cm 이상 쌓였다. 에펠탑 앞 광장에도 샹젤리제 거리에도 루브르 박물관 앞 피라미드에도 튀를리 정원에도 눈이 소복이 쌓여 장관을 연출했다. 잿빛의 겨울 파리가 눈으로 인해 반짝거렸다.

파리에서 가장 높은 자연지대인 몽마르트 언덕 역시 눈으로 뒤덮였다. 언덕의 마른 잔디 위에 쌓인 하얀 눈을 보니 작은 설산이 따로 없었다.

이를 놓칠세라 몇몇 파리지앙들은 몽마르트 언덕에서 스키와 눈썰매를 즐기기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겨울철 ‘스키방학’을 떠나지 못한 많은 이들이 부러운 미소로 대리만족을 했다. (프랑스 학교는 겨울에 약 2주 동안 바캉스를 실시한다. 이때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부모들도 휴가를 내는데 대부분 스키를 타러 간다고 해서 ‘스키방학’이라고 불린다)

최근 저녁 6시로 통금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상점도 문을 일찌감치 닫고 있다. 전보다 더 불필요한 만남과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프랑스인들. 거리도 부쩍 한산해진 모습이다. 이런 차가운 분위기 속에서 펑펑 내린 눈은 잠시나마 코로나 시대의 답답함과 우울함을 잊게 해줬다. 겨울철 흔하지 않는 파리의 함박눈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가져온 슬픈 현상이지만 코로나 시국에 많은 이들을 위로해 준것은 틀림 없어 보인다.
 
한편 프랑스는 세번째 락다운의 기로에 서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부에서 락다운은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발언했지만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신규 확진자도 2만 명 대를 기록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말로 예정된 마크롱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앞두고 모든 이들이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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