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슬아 

 

독일 연방 정부는 지난 19일 강화된 마스크 착용 규정을 발표했다. 대중교통 시설이나 상점에서 코와 입을 적절하게 가리기만 해도 되었던 기존의 규정이 의료용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로 한 단계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로 인해 독일에서 대중교통 및 상점 이용 시 스카프 등의 옷가지로 단순히 입과 코를 가리거나 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금지되었으며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독일 정부에서 발표한 의료용 마스크 표준 규격 제품 안내문이 교민들에게 예상치 못한 혼란을 야기시켰다. 일회용 외과 마스크와 FFP2 마스크 외에 미국 표준 N95, 중국 표준인 KN95가 명시되어 있지만 같은 등급의 한국의 KF94 마스크는 목록에서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일찍 FFP2 마스크 의무 착용을 시행하고 있던 바이에른 주에서 대사관을 비롯한 독일 주재 공관의 노력으로 한국 표준 KF94 마스크도 인정한다는 바이에른 주 정부의 추가 공문이 발표되어 교민들의 고민을 덜 수 있었지만 한 가지 문제점이 남아있었다. 

FFP2 마스크와 N95, KN95 마스크에는 마스크 표시가 찍혀 있거나 각인되어 있지만 교민들이 지난해 공수받은 대부분의 KF94 마스크에는 아무런 표시가 되어있지 않아 KF94 마스크의 식별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독일 한국 영사관측에서는 마스크 겉면에 아무런 표식이 없을 경우 마스크 포장지를 지참할 것과 한 발 더 앞서 불필요한 언쟁을 피하는 임시방편으로 바이에른 주에서는 FFP2 마스크를 다른 주에서는 일회용 외과용 마스크를 휴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KF94 마스크를 착용한 교민들 상점 입장이 거부된 경험담이 퍼지면서 교민들 사이에는 일회용 외과 마스크를 KF94 마스크 위에 덧쓰고 생활하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독일 내에 많은 정치인들도 비싼 의료용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바이에른 주를 제외한 연방정부에서는 저렴한 일회용 외과 마스크도 허용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약국에서 FFP2 마스크는 개당 평균 4-6유로인 반면 일회용 외과 마스크는 평균 50-70 센트이다.) 연방 정부는 60세 이상과 고위험군의 시민에게 FFP2 마스크 쿠폰을 발행에 재정적 지원을 한다고 밝혔지만 더딘 진행 속도로 인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KF94 마스크의 독일 전국적 허용 여부를 포함해 앞으로 독일의 마스크 착용 규정 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 글은 시민기자 작성 기사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