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도 많았던 도심 호텔·상가를 활용한 임대주택 공급 계획이 첫발을 뗀다. 

1일 국토교통부·한국토지주택공사는 도심 내 공실 상가·관광호텔 등 비주택을 1인 가구를 위한 주택으로 공급하기 위한 비주택 매입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인천·경기 전역을 대상으로 오는 3월 5일까지 접수하며 대상으로 선정되면 '민간 매입약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가 매입해 소유권을 갖고 민간 건설사가 리모델링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시세의 50% 이하로 저렴하게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자체 연계형, 직능단체 연계형 등 테마를 갖춘 주택을 우선 매입할 계획이다. 특히 지역사회와 연계하면서 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운영방안을 제안하는 곳을 우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1인 가구 맞춤형 임대주택의 첫 시작인 만큼 가구별 전용면적 50㎡ 이하인 원룸형으로 준공해, 쾌적한 생활공간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도심내 호텔·상가 매입형 임대주택 발표 직후 쏟아진 '호텔거지', '신개념 고시원' 등 비난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호텔형 임대주택 시범사업을 공개하면서 '전세난의 해소책'이라고 주장해 반감을 산 바 있다. 또 호텔형 임대주택의 경우 주방·세탁실 등을 공유하는 '공유주택'의 형태를 띠고 있어, 럭셔리 기숙사·고시원이란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네티즌 상당수는 "공유주방 써봤냐. 식탁 더럽고 남의 반찬 남의 라면 훔쳐먹고, 세상이 모두 동화책에 나오는 좋은 사람들만 있는 줄 아나" "공간을 같이 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그냥 잘 지은 고시텔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 1인 가구가 얼만데, 저런 거 몇개 짓는 거로 대책이 되냐" "공유주택 살아봤냐. 거기 사는 사람들 다 빨리 여길 벗어나야지 한다. 장기간 거주하고 싶은 그런 집이 필요하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인 가구 규모 대비 도심형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022년까지 호텔·상가·다세대 등을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11만4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1인 가구만 288만9000가구에 달한다. 연령별 20·30대 비중을 보면 서울은 1인 가구의 47.8%, 인천은 31.7%, 경기는 35.4%가 청년 1인 가구다. 

1인 가구의 60% 이상이 전월세에 거주하고 있고, 1인 가구의 53.7%가 전용면적 40㎡ 이하에 거주하는 등 주택 정책 지원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일례로 LH가 지난해 12월 공고한 수도권 매입형 전세임대주택은 1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주 기준 문턱이 높은 수도권 공공임대주택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경쟁률이다. 입주대상 1순위는 무주택세대구성원으로 생계·의료수급자다. 2순위는 소득 50% 이하, 소득 70% 이하 장애인이다. 3순위는 소득 100% 이하, 4순위는 소득 100% 초과다. 

일단 전문가들은 1인 가구 맞춤형 주택으로 타깃을 좁힌다면 호텔 등을 활용한 임대주택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해외에서는 실제 성공사례가 다수 존재해서다. 

영국 런던에 있는 공유주택 '올드오크'가 대표적이다. 올드오크는 호텔과 같은 외관에 넓은 공용공간,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호텔 객실과 같이 입주자 개별 룸(10㎡)이 제공된다. 영국은 공유주택에 HMO(Housing in Multiple Occupation) 기준을 적용한다. 3층 이상, 2가구 이상이며 5명 이상이 거주하고 부엌, 욕실, 화장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 반드시 이를 충족해야 한다. 면적기준은 공용 거실이 있을 경우 최소 침실면적 6.5㎡다. 없을 시에는 10㎡다. 

한편 우리나라는 최저주거기준은 있지만 민간에 적용할 수 있는 공유주택 가이드라인이 제정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 공유주택 난립 등으로 인한 적정 주거환경 확보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