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 칼럼]日 반려묘와 함께 행복해지는 맨션, 인기 급상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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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선 칼럼]日 반려묘와 함께 행복해지는 맨션, 인기 급상승 중
  • 정희선
  • 승인 2021.02.0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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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선 칼럼리스트 

최근 일본에서는 반려묘의 인기가 높다. 일본의 펫푸드 협회가 실시하는 ‘반려동물 실태조사’에 의하면 2017년부터 반려묘의 수 (953만)가 반려견 (892만)의 수를 넘어섰다. 강아지의 수는 감소 경향을 보이는 반면 고양이의 수는 연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은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가 반려묘 인기의 원인 중 하나이다. 반려묘는 반려견과 다르게 산책을 시킬 필요도 없을 뿐더러 집에 혼자 두어도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단독 주택이 아닌 맨션 (우리나라의 아파트와 같은 개념)에서 반려 동물을 허용하지 않는 곳이 꽤 많다. 특히 반려견보다 반려묘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곳이 많은데 고양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벽을 할퀴고 이에 따라 실내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강아지는 한 마리만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고양이는 여러 마리를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반려묘 여러 마리를 허용하는 맨션은 더더욱 찾기 힘들다. 여기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고 반려묘의 생활에 맞추어 실내를 개조한 ‘반려묘 공생형’ 맨션의 인기가 상승 중이다. 

공생형 맨션은 단지 반려묘를 키우는 것을 허용하는 것을 넘어 ‘고양이가 쾌적하게 살 수 있고 이에 따라 주인도 행복해지는 집’을 콘셉트로 하여 반려묘가 놀기 쉽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주인과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토하거나 오줌을 싸도 청소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뛰어다녀도 미끄러지지 않는 바닥재를 사용한다. 벽을 강화해 흠집이 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고양이가 잘 놀 수 있도록 캣워크도 설치되어 있다. 이 중에는 유리나 투명 아크릴판으로 만들어진 캣워크를 설치하여 주인이 밑에서 고양이 발바닥을 관찰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러한 작은 장치 하나가 반려묘를 키우는 주인들이 이사를 결정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임대 맨션의 관리 및 운영 사업을 하는 ‘하우스 메이트 매니지먼트’라는 회사는 수년 전부터 공생형 임대 물건에 힘을 쏟고 있다. 동사에 의하면 고양이를 키울 수 있는 임대 물건은 니즈는 많은 반면 공급이 적은 블루오션 시장이라고 한다. 

하우스 메이트 매니지먼트는 어떻게 해야 회사가 관리하는 임대 맨션의 공실률을 낮추고 주인들의 수익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하던 중 태어난 것이 공생형 맨션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인구 감소가 진행되는 일본에서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맨션이나 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 혹은 오래된 건물은 세입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맨션을 반려묘 공생형 맨션으로 개조하면 세입자를 찾기 쉬울 뿐만 아니라 세입자들이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 다른 곳으로 이사 가고 싶어도 고양이를 허용하지 않는 맨션이 많아 다음 이사처를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맨션 주인과 운영 회사의 입장에서도 반려묘 공생형 맨션은 반려견 맨션보다 개조가 쉽다. 강아지는 산보 후 발을 씻기는 장소를 맨션 외부에 따로 마련해야 하지만 고양이는 실내를 바꾸는 것만으로 공사가 완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쿄의 북동쪽에 위치한 카나마치 역에서 도보 14분 거리의 맨션을 고양이 공생형으로 개조한 후 주변에 비해 집세가 비싸게 책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새 입주자가 모집됐다. 입주를 결정한 사람들은 본래 그 동네에서 집을 찾던 사람들이 아니었다. 신축으로 고양이를 키울 수 있는 맨션을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이사를 결정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듯 최근 일본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반려묘 증가라는 사회적 트렌드를 관찰하고 이를 정체되는 부동산 시장의 차별화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반려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펫푸드 시장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가구의 26.4%인 591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반려견 (598만 마리)이 반려묘 (258만 마리)에 비해 많다. 하지만 반려견 사료의 생산량이 5.3% 증가한 반면 반려묘 사료의 생산량은 36.5%로 급증, 고양이를 양육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한국에서도 반려묘 시장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여기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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