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은평구 원룸에 혼자 거주하고 있는 김보람(가명)씨는 얼마 전 소름 돋는 일을 겪었다. 낯선 남성이 컴퓨터 수리를 위해 왔다며 찾아온 것. 김 씨는 연락한 적 없다며 완강히 거부했지만, 남성은 5분간 김 씨의 집 앞을 서성였다. 인터폰으로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김씨의 경고에 남성은 자리를 떠났다. 김 씨는 그날 이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김 씨는 "문 밖에서 발소리만 들려도 놀란다"면서 "뉴스에서만 접하던 소식이 나에게도 발생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든다"며 호소했다. 

#.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이유진(가명)씨는 지난해 말 사비를 들여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상황을 볼 수 있는 CCTV를 문 앞에 설치했다. 이 씨는 "여성 1인 가구를 노린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에 집에 CCTV까지 사비로 설치했다"면서 "이렇게 해도 불안할때가 많다"고 말했다.

#.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서수지(가명)씨는 몇 달 전 이사 후 현관문 비밀번호를 10자리로 길게 설정했다. 현관에는 남성용 신발을 비치했다. 여성이 혼자 살고 있지 않은 듯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함이다. 서 씨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 살겠다. 혹시나 모를 범죄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토로했다.

매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여성 1인 가구 수가 300만을 넘었다. '2020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2019년 여성 1인 가구는 309만4000가구로 전년(294만 2000가구)보다 증가했다. 특히 이들 중 절반이상인 57%는 범죄발생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2018년 성폭력 발생은 3만1400건에 달했다. 이는 2008년(1만5970건)대비 약 2배 증가한 수치다. 또한 불법촬영 피해자는 5925명으로 82.9%가 여성피해자였다.

전문가들은 여성안전정책의 개념설계가 구체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재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수는 "여성안전정책은 일상생활속에서 실천 및 활용이 가능한 실용성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예방, 대처, 사후관리 등 모든 측면을 고려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자체는 여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여성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안심홈 세트'가 손꼽힌다.

안심홈 세트는 방범창, 외부 방문자 움직임 감지, CCTV설치, 문 열림 센서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혼자사는 여성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앞서 부산 남구는 지난 15일 여성 1인 가구 50명을 대상으로 '안심홈 세트'를 지원했다. 

구성품으로는 ▲스마트폰과 연계하여 방문자 확인 및 움직임을 감지·녹화되는 스마트 초인종 ▲스마트 도어락 ▲창문 잠금장치로 구성됐다.

구 관계자는 "범죄 예방 차원에서 1인 가구 여성을 포함해 주민 누구나 안심할 수 있는 남구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시도 여성 1인 가구 범죄 예방에 나섰다. 성남시는 19일 '365 우리집 지킴이 4종 세트 지원사업'을 펼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성남시 여성단체협의회가 2000만원의 성남시 민간경상사업보조금을 바탕으로 처음 시행되는 사업이다.

성남시에 거주하는 여성 1인 가구 1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 초인종 ▲현관문 보조키 ▲문 열림 센서 ▲창문 잠금장치 등 4종을 설치·지원한다.

성남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이번 지원사업은 무단 주거침입과 성폭력 등 범죄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사진./사진=픽사베이
자료사진./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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