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아파서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 불참을 선언했던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결국 청문회에 참석한 가운데 거듭 허리 숙여 사죄했다. 

22일 열린 산재 청문회에서 최 회장은 잇달아 일어난 안전사고에 대해 집중포화를 맞았다.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국민 생쇼다', '기본 수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포스코는 산업 재해 온상' 등 최 회장을 질타했고, 최 회장은 이를 연거푸 사과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회장님, 허리는 좀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은 뒤 "염좌상은 주로 보험사기꾼이 제출하는 것이다. 염좌상 진단서를 내라고 한 사람은 증인의 친구라기보다는 적"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김 의원은 "허리가 아파도 그렇게 힘든데, 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괴롭겠느냐"며 노동자 산재 사망 관련 질의를 시작했다.

또 그는 "2018년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19명이 사망했다"며 "이 중 사측이 인정하는 산재는 8명, 노조와 시민단체는 19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최 회장 취임 전인 2017년에는 사망자가 없었다"며 "산재재해보고서를 분석해보니 포스코의 경우 안전보건규칙 위반사항이 많았다. 특히 하청업체의 사망 비율이 높았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간사로 청문회 개최를 주도했던 임의자 의원도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가도 아프다고 아우성치는데, 사망한 노동자들 보면 목이 메어서 말이 안 나온다"며 "이들에게 정중히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통을 쳤다.

이날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를 향한 질책도 이어졌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 때문에 산재가 발생한다면 우리가 이런 청문회를 왜 하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수진 의원도 "작업자들이 지침을 지키지 않는다는 식의 말씀을 하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서 피해 가지 못하실 것 같다"고 경고했다.

송곳 같은 의원들의 질타 속에 일부 의원들은 청문회와 빗나간 질의 발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산재와 관련 없는 자신 홍보 발언으로 아까운 질의 시간을 쓰는 의원도 있었다. 

국민의 관심 속 이뤄진 청문회라는 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우리 사회 노동계에 또 다른 획을 긋는 중요한 자리에서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급급한 일부 의원의 모습에 진정으로 청문회를 여는 이유에 대해 곱씹어본다.

첫 산재 청문회가 아니던가. 더는 아까운 목숨이 희생되는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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