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문호영(32∙서울 종로구∙가명)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에서 밥 먹는 시간이 늘었는데, 세 끼 모두 직접 해 먹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업무에 집안일까지 더해져 지친다. 가정간편식(HMR)이 없었다면 어땠을지 생각만 해도 갑갑하다. 혼자 챙겨 먹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다인 가구는 오죽하겠냐"고 말했다.

#. 대학원생 이나리(29∙서울 관악구∙가명)씨는 "혼자 살아서 아침은 거의 챙겨먹지 않았는데 간편식을 접한 뒤로는 챙겨먹기 시작했다"라며 "끼니를 챙겨 먹을 수 있다는 점에 삶의 만족도가 크게 올라갔다"고 했다. 이 씨는 전날 간편식 주문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 이혼 후 혼자 살고 있는 최호철 (62서울 은평구가명)씨는 거의 매일을 편의점 간편식으로 해결한다. 편리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는 최 씨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간편식 없었으면 굶어 죽었을 것"이라며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어 최고다"고 말했다. 

1인 가구·집콕족의 증가로 한 끼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의 수요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식문화도 달라졌다. 간편하고 손쉽게 집에서 요리를 즐기는 가정간편식 수요가 커지면서 유통업계는 관련 신제품과 마케팅을 쏟아내고 있다. 당분간 증가 추세는 이어질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1인 가구 보고서를 보면 1인 가구 중 주 1회 이상 간편식(즉석섭취식품)을 구입하는 비중은 47.7%로 전체 가구(40.7%)보다 7%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이들은 조리하기에 간편하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HMR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1인 가구는 2019년 전체 가구의 30.2%를 넘어섰고, 2045년에는 36.2%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HMR시장의 주 소비층인 1인 가구의 폭발적인 성장은 HMR시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6723억원에서 2017년 2조7421억원, 2022년에는 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자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갤러리아 고메이494 HMR PB 매출은 전년 대비 85% 신장했다. 이는 트렌드에 맞는 상품 개발, 외부 유통채널 확대, 코로나19 장기화로 늘어난 HMR 수요가 매출 상승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업체는 유명 맛집 레시피를 더한 '유니짜장'과 '라구소스'를 간편식으로 더 내놨다. 

bhc도 한우 전문점 '창고43'의 인기 메뉴 3종을 앞세워 HMR 시장에 진출한다.  

먹거리에 강자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건강간편식'이라는 콘셉트로 전문 브랜드 '더비비고'를 내놓고 꾸준히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간편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유통업계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앞으로는 삼시세끼를 간편식으로 대체하는 것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