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머 콕 설치모습./사진=경기도
타이머 콕 설치모습./사진=경기도

최근 독거노인이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는 가운데 화재 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지자체는 이들을 대상으로 가스차단장치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혼자 살거나 몸이 불편한 노인은 화재를 인지하더라도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실제로 2019년 12월 서울 봉천동 다가구주택 반지하 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집 안에 있던 김 모 씨(73)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독거노인이었던 김 씨가 거동이 불편해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택화재가 발생할 경우 고령층의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독거노인과 같은 안전취약계층의 화재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25일 소방청 '주택화재 발생현황'에 따르면 최근 9년간 주택화재 사망자 발생현황으로 70세 이상이 451명(34.6%)으로 가장 많았다.

소방청 관계자는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안전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정책과 그 효과를 분석하고 사회복지 전문가, 외국 소방기관 등 협력을 확대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노인 안전대책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자체는 가스레인지의 밸브를 자동으로 차단해주는 '가스 타이머 콕' 무료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타이머 콕은 일정시간이상 가스레인지의 가스불이 지속되면 자동으로 가스공급을 차단해 화재 예방 효과를 톡톡히 보였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8일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등 안전취약가구 7927가구를 대상으로 '타이머 콕' 보급에 나섰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14억1200만원을 투입해 서울시내 2만9472가구의 타이머 콕을 지원했다. 안전복지 실현 성과를 인정받아 서울시 지방보조사업 운용평가에서 '매우 우수'를 5년 연속 받았다.

본부는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음식물 조리 중 가스 사고의 증가가 우려되는 만큼 '타이머 콕' 대상자를 전년 대비 약 3000가구를 늘려 보급했다. 예산은 총 4억3570만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본부는 오는 3월까지 25개 자치구를 통해 설치 지원 신청을 받고 있다. 연말까지 방문·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서울시는 취약계층의 가스사고 예방을 위해 예방활동 및 가스차단장치 설치사업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가스사고 없는 안전도시 서울'을 구현하기 위해 가스 판매사업자의 철저한 점검과 시민 여러분의 사용상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전북본부도 노인을 대상으로 타이머콕 사업을 추진했다.

전북본부는 지난 18일 노인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엠마오노인복지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노인맞춤돌봄서비스 가구에 타이머콕을 보급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예산확보, 사업자 선정, 사업추진 등 전반적인 보급사업을 주관한다. 또한 엠마오노인복지센터는 타이머콕 보급이 필요한 고령가구를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

경기 안산시는 가스안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가스안전장치 '타이머 콕'을 지원한다고 25일 밝혔다.

지원대상은 ▲65세 이상 독거노인 ▲1~3급 중증장애인 ▲치매환자 ▲기초생활수급자 등 100여 가구를 대상으로 무료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타이머콕 보급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타이머콕을 이용 중인 고령층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충북 옥천에 거주하는 전일순(66)씨는 "가스렌지 옆에 (타이머콕) 설치해 주고 갔는데, 뭔 효과가 있나 했다. 그런데 저번에 행주 삶는다고 불 올려놓고 깜빡하고 밖에 나갔다가 놀라서 들어오니까 알아서 가스불이 꺼져 있더라"며 "밥하다가도 까먹고 있으니까 소리도 울리고 불도 알아서 꺼져서 좋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3분께 전북 남원시 대산면 금성리 한 주택에서 불이 난 모습./사진=뉴스1
지난 10일 오전 10시3분께 전북 남원시 대산면 금성리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기사와는 관련없음./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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