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중 하나 '나혼자 산다'
천안시 중년층 1인 가구, 45.2% 실직
사각지대 놓인 중장년 1인 가구 대책 마련 시급

 

지난해 이혼한 A씨(56세,남)는 돌싱이다. 슬하에 자식은 없고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A씨는 주거·생활비를 제외하고, 모두 저축한다. 올 초 쓰러지면서 더 나이 들기 전에 자금을 늘리기 위해 선택했다. 그는 "나이들어 혼자인 것도 서러운데 돈도 없으면 안될거 같아 몇 푼이라도 저축하고 있다. 역세권 청년 주택에라도 들어가고 싶은데, 50대라 그마저도 안된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된 지 오래다. 하루하루 그저 버틸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셋 중 하나는 혼자 산다. 2019년 처음으로 1인 가구 비중은 30.2%로 30%를 넘겼다. 비혼 인구가 늘고 1인 가구 비중이 많이 증가하면서 관심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장년 1인 가구는 사각지대 놓여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대한민국 중장년 1인 가구의 삶은, 매년 고용 환경이 악화되고 주거 역시 전체 가구 대비 불안정하다. 2019년 기준, 40대 1인 가구 비중은 남성의 경우 18.0%, 여성은 10.4%로, 40대 남성 열 중 둘은 혼자 살 정도로 적지 않은 비중이다. 그러나 이들의 경제활동을 집계한 숫자는 같은 세대에서 가정을 꾸린 이들과 비교해 초라하다.

세대별 1인 가구의 취업률을 살펴보면 40대는 19.5%로 15세 이상 29세 미만과 더불어 전 세대에서 유일하게 20%를 밑돌고 있다. 특히 29세 미만과 50세 이상 등은 일자리 정책 효과 등으로 취업률이 상승하고 있는 반면, 40대는 2015년 21.5%에서 2018년 20.6%까지 하락한 뒤 2019년 20% 밑으로 내려가는 등 해가 갈수록 취업률이 하락하고 있다.

취업률이 하락하니,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 소득은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2016년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은 5478만원, 1인가구의 평균 소득은 1961만원으로 3517만원 차이가 났는데 2018년에는 전체 가구 평균 소득 5828만원, 1인가구 평균소득 2116만원으로 이 격차가 3712만원으로 벌어졌다.

실제로 천안시가 중년층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5.2%가 실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외부기관에 용역을 줘서 진행한 것이 아닌 내부 직원들이 지난해 5월~12월까지 직접 실시했다.

시는 최근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년층 1인 가구 현황 실태를 조사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실태조사는 만 50세~64세 1인 가구 전체 2만 631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응답률은 18.9%로, 총 4981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결과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대상자는 57.8%였으며 반복적인 우울감을 느끼는 대상자도 32.3%에 달했다는 게 천안시 설명이다. 

응답자 전체 기준 주거지 유형은 △아파트 40.8% △다가구(연립)주택 32.6% △단독주택 18.4% 순이었으며, 주거 소유형태는 △월세 45.2% △자가 28.7% △전세 11.2%로 집계됐다.

중년 1인 가구 복지위기군 2차 욕구 조사 결과는 30.9%가 공적급여, 서비스 연계 등 경제적 지원을 희망했다.

의료비 지원과 건강상담 등 건강지원도 15.9%, 임차료, 집수리 지원 등 주거 지원이 13.1%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고용지원 11.4%, 일상생활 지원, 여가 지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34.6%는 지인 및 사회적 교류 단절을, 18.7%는 긴급연락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시 관계자는 "중년 1인 가구 실태조사를 통해 상대적으로 복지제도에서 소외된 중년층의 생활실태 및 욕구를 파악한 후 이를 바탕으로 1인 가구를 위한 시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 자료사진./사진=뉴스1
한 시민이 2019년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 참가한 모습./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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