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 주거비 부담 ↑…저소득층일수록 삶 만족도 떨어져

고령 1인 가구 자료사진.
고령 1인 가구 자료사진.

1인 가구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각종 지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고용률 하락, 자살률 증가, 주택임대료 비율 상승, 삶의 만족도 하락 등이다. 

11일 통계청 통계개발원은 '국민 삶의 질 2020'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7년 이후 세 번째 보고서다. 2020년 12월을 기준으로 소득, 소비, 자산, 가족, 안전 등 11개 영역의 71개 지표에 대한 측정결과가 담겼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0.2%를 차지하는 대표 가구가 됐고, 각종 사회문제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삶의 질 보고서를 통해 1인 가구 삶의 질 변화를 유추할 수 있다. 

먼저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 수는 2000년 339만4000명에서 지난해 812만500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혼자 거주하는 인구(독거노인) 비율은 2020년 19.6%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늘었다. 

독거노인은 사회복지의 주요 관심 대상으로 가족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어, 경제·신체·정신적으로 돌봄이 필요하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1인 가구 수는 2019년 기준 30.2%를 넘어서며 정부의 예상보다 빠르게 늘었고, 혼자의 삶을 이어가겠다는 자발적 성향의 1인 가구도 증가세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삶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사회 소속감을 느끼는 인구 비율은 2019년 64.4%로 전년 대비 4.8%포인트나 줄었다. 

사회단체 참여율도 2019년 51.8%로 1.2%포인트 감소했다. 사회단체는 정당, 노동조합, 종교단체, 동호회, 시민단체, 지역사회모임, 자원봉사·기부단체, 동창회·향우회, 사회적 경제조직 등 9개 단체다.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부정적 지표가 나왔다. 실업률이 2020년 4.0%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20대의 실업률은 다른 연령과 비교해 9.0%로 높게 나타났다. 고용률도 '적신호'다. 2020년 60.1%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감소했다. 정부의 일자리확대 정책으로 중장년과 고령층의 일회성 고용이 증가하지 않았다면 더 심각한 수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부채는 2019년 190.6%로 전년보다 5.6%포인트나 증가했다. 

주거비 부담은 높아졌다. 2019년 주택임대료의 월소득 대비 비율은 16.1%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증가했다. 하위소득집단의 주택임대료 비율은 20.3%, 중위소득집단은 18.3%, 상위소득집단은 16.7%를 기록했다. 예년과 유사한 수준을 이어갔다. 

가구원 1인당 주거면적은 개선됐다. 2019년 32.9㎡로 전년보다 1.2㎡ 커졌다. 다만 이는 가구 구성원 수 자체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1인당 주거면적이 증가한 영향이 있다. 따라서 주거상태 등을 파악해야 주거의 질 개선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나마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은 2019년 5.3%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감소했다. 

주거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낮아졌다. 2019년 84.8%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줄었다. 

이러한 부정적 지표는 자살률로 이어진다. 대체로 삶의 만족도는 자살률과 상관관계가 있어서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는 2019년 26.9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0.3명 증가한 수치다. OECD 평균의 두 배에 가깝다. 심지어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자살률이 높았던 헝가리, 핀란드, 일본 등은 꾸준히 자살률이 감소해 16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더 심각한 것은 중장년과 청년 자살률이다. 고령층을 제외하면 남자의 경우 40~60대 자살률이 32명 내외로 증가추세다. 여성의 경우 30대에서 자살률이 높게 나타난다. 자살 문제는 1인 가구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
 
현재 개인의 삶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도는 어떨까. 2019년 기준 삶의 만족도는 6.0점을 기록했다. 11점 척도로 측정된 조사로 전년 대비 0.1점 줄었다. OECD국가 중 하위 3번째(일본과 동률)다. 

삶의 만족도는 가구소득이 낮을 수록 낮게 나타났다. 100만원 미만은 5.3점인데 반해 600만원 이상은 6.2점을 기록했다. 

박민선 숲과나눔 연구원은 "1인 가구의 삶의 질은 주관적인 건강 응답에서부터 심리정신적 건강, 사회적 자원 등의 영역에서 전반적으로 전통적 2인 이상 가구보다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특히 작년 이후 코로나19의 장기적 유행으로 인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구성원의 삶의 질이 침해되었지만, 그중에서도 1인 가구의 삶의 질에 미친 영향은 더 크고 무겁다는 조사결과까지 등장해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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