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진 기자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월 이후 1.5% 올라 1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장바구니 들기가 무섭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이 컸다. 성장률도 덩달아 곤두박질치면서 서민들의 아우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2015=100)으로 1년 전보다 1.5% 상승하며 2개월 연속 1%대를 이어갔다. 지난해 1월(1.5%)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3.7% 상승하며 전체 물가에 1.08%포인트(p) 기여했다. 채소류 가격이 전년보다 18.8% 오르면서 농산물 가격도 19.2% 상승했다. 특히 파는 305.8%, 사과는 55.3% 상승했다. 황금사과에 이어 '금파'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이처럼 소비자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지갑도 얇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집세도 1.0% 상승했다. 이는 2018년 2월(1.0%)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전세는 2018년 6월(1.4%) 이후 최대 상승률인 1.4%, 1인 가구 절반 이상이 사는 월세도 2014년 11월(0.6%) 이후 6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인 0.6%를 기록했다.

즉, 1인 가구는 생활비와 월세를 빼고 나면 저축은 언감생심이란 소리다.  점점 더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다. 

혼자 벌어서 혼자 쓰는 만큼 지출 소비에서 자유로운 1인 가구가 생산과 소비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적인 여유가 뒷받침돼야 한다.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1인 가구는 빙산의 일각일 뿐, 현실적으로 많은 1인 가구는 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 고립감, 범죄 등 여러 사회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혼자 사는 여성을 표적으로 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도 점점 커지는 추세다. 시대의 변화상을 예민하게 관찰하고 여기에 가장 필요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발 빠르게 생산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본지와 인터뷰에 응했던 길용환 관악구의회 의장의 말이다. 화려한 싱글을 꿈꿨던 1인 가구의 삶은 현실적으로 녹녹찮다는 말이기도 하다.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물가 안정이야말로 지금 정부에서 가장 우선으로 둬야 할 대책 마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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