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이 5일 SKT 본사 앞에서 5G 불통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 뉴스1
시민단체들이 5일 SKT 본사 앞에서 5G 불통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 뉴스1

"5G 이동통신 잘 사용하고 계신가요?"

기존에 불가능했던 것들이 가능해지는, 상용화만 되면 세상이 달랄질 것처럼 광고했던 5G.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며 IT 강국 대한민국의 입지를 다진 5G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상용화 2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다. 

5일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시민모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소비자연맹은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족한 기지국과 통신불통, 최신 단말기의 5G 전용 출시, 고가요금제 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5G 기지국이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5G 요금을 대폭 인하해 제공해야 한다"며 "불통문제를 겪고 있는 5G 가입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근거로 5G 불통문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민원을 제기한 일부 가입자들에게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130만원까지 보상을 한 사례와 지난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분쟁조정위원회에서 1인당 최대 35만원의 보상을 권고한 사례를 들었다. 

또 5G 서비스 불통 문제를 야기한 정부를 질타했다. 

이들 단체는 "5G 서비스의 무리한 상용화 과정에서 과기부가 기지국 부족 등의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대책없이 상용화를 강행하고 이후 5G 품질논란이 불거지자 5G 기지국이 설치된 지역에서만 품질조사를 진행했다"며 "이통사를 감싸주기에만 급급했던 정부의 무대책·무책임 행정을 강하게 질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2019년 4월 이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5G 관련 상담건수를 보면 전체 2516건 중 계약해지가 943건(40%), 품질문제가 707건(28.1%)로 거의 70%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계약해지 건이 통신품질에 따른 불만이었다. 그러나 이통3사(SKT, KT, LGU+)는 오히려 이를 단순변심으로 간주해 위약금을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통 3사가 5G 서비스 불만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조속한 시일 내에 가입자 보상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여 요금제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지난 2년 동안 방송통신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에도 5G 관련 분쟁조정건수가 꾸준히 접수되었고 2019년 5건이던 5G 관련 분쟁조정건수가 2020년엔 오히려 122건으로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 중에서 대부분인 83.4%가 통신품질 관련 불만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이통3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는 커버리지맵에는 서울을 비롯해 6개 광역시에서는 5G 이용이 가능한 것처럼 표시했지만 실제 이 지역에서도 이동통신서비스를 주로 사용하고 실내나 지하철 등에서는 제대로 쓰기 어렵다"면서 "심지어 기지국이 거의 설치되지 않다고 표시된 지역에서도 무분별하게 5G 서비스 가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은 "이통사들이 지난 2년 동안 5G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도 뒤에서는 과기부나 방통위에 민원을 제기한 일부 소비자에게 입막음용으로 30만원에서 130만원의 보상을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LTE 대비 20배 빠르다고 광고하던 28GHz 대역의 기지국은 거의 설치하지 않으면서 허위과장광고를 일삼고 있다"며 "과기부는 오히려 이통사에 면죄부를 주는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떠들썩하게 2차례의 통신품질 조사를 했지만 이마저도 이미 기지국이 설치된 지역에서만 조사를 진행하고도 가용율이 70%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2년이면 이제 상용화 당시 가입했던 소비자들이 2년의 약정을 모두 마치는 시점인만큼 이제는 5G 가입자들의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이통 3사와 정부가 5G 불통문제 보상, 중저가요금제 출시, 최신단말기의 5G/LTE 겸용출시 등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9년 4월 3일 오후 11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5G 상용화를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시작한 국가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후 2년간 5G 가입자는 1366만명(지난 2월 말 기준)에 달한다. 

국내 5G 다운로드 속도는 평균 690.47Mbps다. 이통3사가 강조했던 기가바이트 시대는 실현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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