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 칼럼리스트

전세계적으로 1인 가구와 딩크족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많은 산업의 매출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반려동물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사람들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반려동물을 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반려 동물의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야노경제연구소에 의하면 2020년 일본의 펫 푸드 및 관련용품 시장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2020년 1조 6242억엔 (약 17조원)이 될 전망이며 이는 과거 5년간 최고치의 성장률이다. 

시장 규모의 확대와 함께 최신 기술과 IT를 접목한 펫테크 관련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최근 반려동물이 병에 걸리기 전에 빠르게 대처하는 펫테크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병에 걸리기 전에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019년 2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플러스 사이클’은 반려동물의 활동량을 디지털로 측정하여 몸의 이상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반려견 혹은 반려묘의 목에 9g 무게의 작은 소형 센서를 착용시키면 센서가 하루 동안의 활동량, 휴게시간, 점프 횟수 등을 계측하여 주인의 스마트폰 앱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그래프로 보여준다. 

플러스 사이클은 “좀 더 빨리 병의 증상을 알아차렸더라면”이라며 후회하는 주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려동물의 컨디션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을까 생각하다 ‘동물의 활동량’이라는 요소에 착안하게 됐다. 

플러스 사이클은 반려 동물의 활동량이나 점프의 수가 일주일 전과 비교하여 2일 연속으로 80% 이하로 떨어지는 등의 이상 활동이 감지되면 주인에게 알람을 보낸다. 또한 몸의 이상으로 인해 수면장애가 생기면 밤의 활동량이 증가하고 낮의 수면시간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정보들을 분석하여 주인에게 통보함으로써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고양이의 변 배출량이나 횟수 또한 건강을 확인하는 척도가 된다. 일본의 토레타캣은 2018년 8월부터 반려묘 전용 스마트 변기를 제공한다. 변기에 달린 센서로 고양이의 체중, 오줌량, 오줌 횟수, 화장실에 들락날락한 횟수, 체류시간 등을 파악하여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예를 들어 흔한 질병 중 하나인 방광염에 걸린 고양이는 화장실에 가는 빈도가 늘고 오줌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주인은 스마트폰에서 이러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으며 평소와 다른 패턴이 발견되면 주인에게 알려준다. 

화장실 본체의 가격은 21,780엔 (약 22만원)이며 이에 더하여 매월 고양이 1마리당 1,078엔 (약 11,000원) , 2마리 이상부터는 1마리당 682엔 (약 7,000원)의 요금을 지불한다. 동영상 분석용 AI 카메라도 탑재되어 있어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동시에 사용 가능하기에 최근 동물병원이나 펫 전문 숍에서의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 “자세한 데이터를 획득하는 것이 빨리 병을 발견하는 길이다”며 토레타캣은 관계자는 제품을 개발한 배경을 설명한다.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 등에서도 최근 반려묘를 위한 스마트 변기를 개발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강아지는 산책을 하면서 야외에서 배변을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고양이들은 전용 화장실을 사용하므로 건강 관련 데이터를 파악하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반려동물의 병을 예방하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검사 가격이 대폭 낮아진 점이 유전자 검사 보급의 큰 기폭제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폰테리는 2018년 8월부터 강아지와 고양이 대상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의 입 안 세포를 채취 및 분석하여 종별로 걸리기 쉬운 3가지 유전성 병의 발병 확률을 분석한다. 

검사 요금은 3가지 병을 검사하는데 1만 5400엔 (약 16만원)으로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요금이다. 주인이 원하면 4개 이상의 병을 검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더하여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반려동물 시장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된다. 반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다양한 니즈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중소기업들도 얼마든지 전세계를 대상으로 도전 가능하다. 

‘귀여운 우리 막내’의 건강과 미용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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