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달래줄 삶의 동반자로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이르는 '펫팸족'(petfam族, pet+family)이란 신조어가 자리를 잡았고, 관련 사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과 정책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1코노미뉴스]는 펫팸족 1500만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와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변한 반려동물시장의 흐름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7월, 동물보호 단체 케어 박소연 활동가는 춘천시 동물보호소에서 발생한 사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건은 2층에서 3-4개월령의 어린 강아지를 기르던 주인이 강아지들이 용변을 잘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2층 창밖으로 던져 한 마리는 즉사했고 한 마리는 상태가 위중할 정도로 크게 다친 사건이다. 

박 활동가는 "동물학대가 명백한데도 공무원들이 운영하는 이 보호센터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치료의 의무가 없다는 말도 안되는 구실로 법에서 정해진대로 격리조치도 하지 않았고, 치료 또한 하지도 않았다라며 "혼자 사는 딸에게 치료도 안 하고 방치돼 있던 다친 강아지를 내줬다. 강아지가 살아있는지 아닌지, 학대자에게 다시 돌아갔는지 아닌지,학대자의 가족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확인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분노했다. 

박 활동가는 이모든 게 동물보호법에 걸린 '덫'이라고 표현했다. 

박소연 활동가는 "관련 부처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실태 파악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실태는 그렇지 못하다"라며 "기존의 동물보호법으로는 해결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의 동물보호법은 미비하고 갈 길이 멀지만, 있는 법만이라도 제대로 활용하면 작게나마 동물들을 고통에서 구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 전체 가구 10곳 중 3곳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기르는 개·고양이는 860만마리에 달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 ‘2020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추정한 반려동물 양육 가구수는 638만가구로 전년(591만가구)대비 47만가구 증가했다. 해당 조사는 국민 5000명 대상으로 실시했다. 반려동물 양육률은 응답자의 27.7%로 전체(2304만가구)에 대입한 것이다. 반려견은 521만가구에서 602만마리(81.6%), 반려묘는 182만가구에서 258만마리(28.6%)를 기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1인 가구 수의 증가와 반려동물 시장의 규모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1인 가구가 늘어날수록 반려동물 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올해 5조 8,100억으로 2018년 3조 6,500억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가족 대신 혼자 사는 것을 택한 사람들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기르는 것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반려동물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대책 마련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지자체가 동물복지시책 마련에 발 빠르게 나서는 이유기도 하다. 

동물복지시책에는 ▲동물보호복지 플랫폼 구축 ▲재난ㆍ긴급 상황 동물구조ㆍ관리 ▲돌봄 취약가구 반려동물 의료서비스 등 지원 ▲유치원생 동물보호 교육프로그램 운영(주민참여예산) ▲반려동물 입양문화센터 조성 지원 ▲북부야생동물구조센터 운영 ▲길고양이 서식현황 및 관리기준 수립 용역 추진 중이다. 

전라북도 남원시는 반려동물이 단순 동물에 그치지 않고 반려동물 복지 및 유기동물 보호체계에 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지난달 5일 이미선 남원시의회 의원은 '남원시 반려동물 복지 및 유기동물 보호체계'에 대한 정책을 제언하고자 5분 발언에서 "국민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생활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 및 고령화에 따라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1인 가구에 반려동물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정서안정은 물론 외로움을 나누고 의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가족이다. 최근 동물을 법률상 일반 물건과 구분하고 반려동물 압류를 금지하는 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을 논의 중에 있다. 반려동물의 지위가 높아져 인간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적 분위기라 정착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의회에서 통과된 조례를 기반으로 동물보호·복지에 대한 공감대 및 성숙한 반려문화가 확산되고 반려동물 친화도시 인프라가 구축돼 반려동물이 행복한 삶을 살 권리를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라며 "향후 남원시는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캠페인을 통해 반려동물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존재로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를 지적한 목소리 나온다. 

김정수 전라북도의원은 "저출산ㆍ고령화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핵가족화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고 반려동물 관련 시장과 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에 있다"면서"특히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반려동물을 또 다른 가족으로 생각하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많이 양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발려족들을 위해 사후 개선책이 뒷받침 돼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다날 김지영 변호사는 "최근 반려동물과 관련한 법적 문제가 사회 이슈로 부각되는 경향이 많다"면서 "생명에 대한 경시 풍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동물 생명 존중 의식 고취와 건전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수원의 한 반려동물 입양센터./사진=뉴스1
경기도 수원의 한 반려동물 입양센터./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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