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호 기자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 될 때가 있다. 생소했던 단어가 유통업계를 뒤흔들면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바로 '메갈'(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라는 단어다. 

최근 GS25의 캠핑 포스터를 두고 ‘남혐’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급기야 해당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가 입장을 밝혔다.

GS25 캠핑 포스터 담당 디자이너 A씨는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이번 일로 불편을 겪는 고객들과 피해를 본 가맹점주, 현장에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영업직, 비슷한 직군으로 오해를 받은 디자이너들에게 죄송하다"라며 "건전한 사상을 가진 회사의 임직원들이 만든 이미지가 메갈이나 페미의 상징으로 찍히고 있는 상황이 답답하다. 저는 아들과 남편이 있는 워킹맘으로 남성 혐오와는 아주 거리가 멀고 어떤 사상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글을 올렸다. 

A씨는 자신이 고의성을 가지고 남성 혐오 논란으로 보이는 포스터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억울한 심정이 글에 묻어나온다. 

앞서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지난 2일 캠핑 관련 경품 행사를 홍보하는 포스터에 급진 페미니즘 성향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와 유사한 손가락 모양이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태는 걷잡을수 없이 확산됐다. 남성 중심의 이른바 남초 커뮤니티에서 남성 혐오라는 비난이 일며 GS25 불매운동까지 벌어지자 GS리테일 측은 해당 포스터를 수정하고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했다.

해명과 사과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유통업계 전체로 불똥이 튀는 모습이다. 

BBQ,무신사, 다이소 등에서도 비슷한 표현이 등장하면서 관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다이소의 경우 2019년도에 제작된 홍보물 사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 이 광고 이미지는 전국 다이소 매장 창문에 부착돼 있다. 

누리꾼들은 홍보물에 들어간 손 모양 이미지가 한국 남성 성기를 비하할 때 쓰는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의견을 냈다. 해당 사진처럼 지폐를 집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최근 불거진 남혐 논란과 궤를 같이 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다이소는 "해당 광고물은 이미 '2019년도에 제작된 광고'로 '남성 혐오'와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체의 잇따른 '남성 혐오' 논란에 누리꾼들은 마지못해 하는 셀프 사과보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불거지고 있는 남성 혐오 논란에 일각에서는 비슷한 손가락 모양을 전부 문제 삼거나, 무조건 남성 혐오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과도한 성별 논란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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