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사진=픽사베이
고양이./사진=픽사베이

갑작스러운 가정집 화재사고, 원인을 찾고 보면 범인이 반려묘인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 전기레인지(인덕션 등)를 사용하는 가정집이 증가하면서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올해 제주도에서 발생한 3건의 화재의 원인이 모두 반려동물에 의해 발생했다. 최근 5년간 제주도에서 발생한 전기레인지 화재 24건 중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가 8건(33%)을 차지했다.

지난 3월 제주도의 한 오피스텔에서 반려묘가 주인이 없는 사이 전기레인지의 점화 버튼을 눌러 주변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태우면서 불이나 195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같은 달 제주도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도 고양이었다. 식당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빈 주방에서 싱크대 주변을 서성이다 전기레인지의 버튼을 눌러 불이 났다. 식당 주인은 식당 밖으로 긴급히 피했지만 24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수원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1인 가구인 A씨가 기르던 반려묘가 주방에 설치된 전기레인지의 전원을 건드린 뒤 선반에 놓인 부탄가스를 떨어뜨리면서 가열돼 폭발이 발생, 화재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A씨의 주방이 불타는 재산 피해를 입었다. 

부산에서는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빈집에서 발생한 사고였는데 소방관계자는 인덕션 주변에 있던 플라스틱 가재도구가 불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집안에는 반려묘 3마리만이 있었다. 

문제는 반려동물에 의한 사고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서울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화재통계'를 보면 반려동물에 의해 화재가 발생한 경우는 2016년 8건, 2017년 7건, 2018년 19건, 2019년 31건으로 나타났다. 그중 반려견에 의한 화재는 3건, 반려묘에 의한 화재가 62건을 차지했다. 아울러 64건이 전기레인지 화재이며, 1건은 스탠드 전등 화재였다. 이 중 스탠드 전등화재는 반려견에 의해 열스탠드가 넘어지면서 불이 난 사례다. 

반려묘에 의한 전기레인지 화재가 증가한 이유는 사람의 손가락에 반응하는 전기레인지 센서가 반려동물의 발바닥에도 작동해서다. 특히 반려묘는 높은 곳을 좋아하는 특성상 싱크대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자칫 인덕션 조절부를 건드릴 수 있다. 뜨거운 열기를 내는 하이라이트 인덕션이 이로인해 작동되고, 마침 주변에 탈 것까지 있다면 이는 화재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소방당국은 주방용 종이행주 등 가연물을 인덕션 등 전기레인지 주변에 두지 말 것을 권유한다. 또 외출 시에는 전기레인지 등의 전원을 끄거나 안전장치를 반드시 작동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방당국은 "주인이 없는 사이 반려동물이 화재를 일으키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대는 전기레인지 전원을 차단하거나, 보호덮개를 씌우는 등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이 증가하는 것과 함께 안전한 동반생활을 위해 주인 스스로가 주변환경에 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반려묘를 양육하는 1인 가구의 비율이 전체 반려묘 가구 중 16.0%를 기록, 다른 가구 유형보다 높게 나타났다.

본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없음. 2019년 대구의 한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사진=뉴스1
본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없음. 2019년 대구의 한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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