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호 기자 

부동산·주식·가상화폐 등 투자열풍이 20~30대 'MZ세대'를 덮쳤다. 지독한 취업난과 치솟은 부동산 가격을 바라보며, 깊은 좌절감을 겪은 청년층이 미래가 아닌 눈앞의 이득을 쫓고 있다. 

영리치를 꿈꾸는 청년들이 성공한 투자로 수익을 내면 다행이다. 하지만 전문지식도 경험도 부족한 청년들은 손실을 보기 십상이다. 

실제로 깜깜이 투자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정체 모를 '리딩방'에 막대손 손실을 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 경기도에서는 투자리딩방을 통해 60억원을 가로챈 불법조직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불법 리딩방의 심각성이 도를 넘고 있지만, 정부는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카카오톡을 이용한 리딩방 피해가 급증하지만, 카카오측 역시 모르쇠로 일관한다. 

사태의 심각성에 금융감독원이 주식 리딩방에 대한 주의 경보를 발령한 정도다. 

기자는 한 주식 리딩방에 참여해봤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1000여명의 사람들이 입장해 있었다. 자칭 투자전문가는 실시간으로 특정 종목의 매매를 추천했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참여자들은 그 말만 믿고 투자에 나서고 있었다. 몇일간의 운영으로 투자 수익을 실현한 자칭 전문가는 은근슬쩍 해외투자를 권했다. 

정체 모를 프로그램과 비대면계좌를 개설해 참여하는 형태다. 막대한 수익을 봤다는 인증이 나오자 사람들은 앞다퉈 계좌를 개설하고 자금을 입금했다. 사업자등록증도, 사무실 주소도 없다. 자칭 전문가는 이름을 밝히고 있지만, 실명인지 가명인지도 모른다. 리딩방에서 이를 의심하는 글이 올라오면 관리자는 이를 즉각 삭제하고 해당 참여자를 강제로 퇴장시켰다. 여러모로 의심스러운 상황에도 해외주식 투자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지속됐다. 

금융투자전문가들은 이러한 불법 리딩방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불법 리딩방은 본인 스스로도 모르는 기업에 투자를 권하고, 이를 통해 이득을 봤다고 바람을 잡는 이들이 붙으면서 사람들을 현혹한다. 그러면서 유료로 전환하거나 VIP 관리방에 가입해야 한다고 추가금액을 뜯어낸다"며 "고수익을 미끼로하는 불법 리딩방에 속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불법 리딩방에 피해를 보는 청년층이다. 미래를 향해 과감한 도전에 나서야 할 청년들이 빚에 발목 잡혀, 현실에 주저앉는 '빚투 후폭풍'을 걱정해야 할 때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빚투, 영끌과 같은 현상을 그저 지켜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리감독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