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 스타트업 성장 기회 발판 삼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1인 가구 구독서비스 이용률 높다"

사진 = 각 사 / 디자인=안지호 기자 

경제논리의 기본은 수요와 공급이다. 기업들은 수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이러한 측면에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1인 가구는 지난해 기준 전체 가구의 30.4%를 차지했다. 10집 중 3집은 혼자 사는 시대다. 소비의 중심축도 1인 가구로 이동하고 있다. 수요의 증가에 맞춰 이들을 타깃으로 한 각종 서비스 공급이 늘고 있다. 

주로 1인 가구가 걱정하는 주거, 식생활, 안전, 의료 등 실생활 관련 서비스가 많다. 여기에 반려동물, 휴식, 취미생활 등 주된 관심사를 공략하는 스타트업이 내놓은 톡톡 튀는 서비스도 이목을 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시장이 아직 초기 형태이고 앞으로 성장성이 높아, 스타트업에게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또 1인 가구의 중심이 고령층에서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청년층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주거분야에서는 공유주택(셰어하우스, 코리빙하우스) 플랫폼이 눈에 띈다. 국내 공유주택 시장은 스타트업이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상당수가 포진돼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에 유리하게 변하고 있다. 

공유주택 스타트업들은 차별화를 위해 개인공간의 확보와 활발한 커뮤니티를 강조한다. 주방, 거실 등을 공용공간을 함께 쓰는 공유주택의 특성을 살리면서 지역별 특성을 살려 '집'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곳을 테마로 삼기도 한다. 

생활서비스를 앞세운 스타트업도 다양하다. 집안일에 익숙지 않고, 시간을 할애하기 힘든 1인 가구를 위한 세탁, 청소, 식사제공 등의 서비스를 선보인다. 주로 월 구독료를 받는 구독서비스 방식으로 이뤄진다. 과거에 있던 가사대행서비스에 편의성과 가성비가 더해진 형태다. 예를 들어 월 구독료를 지불하면 원하는 시간에 세탁물을 처리해 가져다주거나,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맞춰 식사, 과일 등이 배송되는 형태다. 

취미생활 분야에도 1인 가구 맞춤형 스타트업이 있다.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한곳에서 볼 수 있고, 오프라인 모임까지 제공한다. 작품 감상, 대여, 경매까지 미술품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골프, 서핑, 등산, 캠핑 등도 유사 형태의 플랫폼이 존재한다.

여기에 1인 가구와 함께 빠르게 성장한 펫시장의 경우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뛰어들며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동물약국 중개, 동물병원 안내, 펫시터 중개 등을 제공한다. 

다만 스타트업이다 보니 서비스 품질면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A 세탁물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한 아이디 '젤라또'는 "늦게 퇴근하고 세탁기를 돌리다 보니 아래층에서 항의도 들어오고 피곤하기도 하고 빨래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여기는 부담 없는 가격에 무료로 세탁물 수거까지 해줘 가성비 갑인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한 아이디 'sowhat001'은 "처음 사용하고 가격 대비 세탁 퀄리티가 좋아 구독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셔츠에 이중선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세탁물 배송도 늦어서 옷 기다리다가 약속도 늦고, 제대로 된 사과도 없더라"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부실경영으로 갑자기 공중분해되는 스타트업도 있다. 

공간 제공 서비스를 선보인 B 플랫폼은 최근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 플랫폼은 보관할 짐은 많은데 원룸에 살면서 공간이 부족한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했다. B사는 공간을 놀리는 공장, 사무공간 등에 소액의 비용을 제공하고 고객의 짐을 맡아주며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기대보다 수요가 적었다. 고객과 신뢰 형성,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과 경쟁, 적정 마진 확보 등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B사는 "신규 회원을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며 "현재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도 현재 계약 기간을 마치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사진=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제공 

그럼에도 1인 가구의 구독서비스 및 렌털 이용 의향은 높은 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조사한 1인 가구의 소비행태를 보면 식품, 의류, 안마의자, 의류기기, 가구, 가사도우미, 세탁 등 특화 서비스 이용률은 10%를 밑돌았지만, 향후 관심도는 15% 수준으로 높았다. 특히 여성 1인 가구는 20%대의 관심도를 보였다. 

1인 가구의 라이프를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향후 이용 기대감 역시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희선 경제 칼럼니스트는 "미국, 일본 등에서는 수년 전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구독경제를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등장했다"며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변화와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구독경제는 이익 창출이 가장 큰 과제"라며 "음악이나 동영상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정기 구독하는 회원 수가 증가해도 비용이 증가하지 않지만 음식점같이 서비스 비용이 들어가는 산업은 회원의 이용 빈도가 높아지면 원가도 높아진다. 수입은 일정하게 들어올 수 있지만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져 구독 서비스를 그만두는 곳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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