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 기자 

정부가 저출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중앙부처는 물론 지방 자치단체까지 각종 아이디어가 다양하다. 난임 부부를 위한 시술비 지원에서부터 아이돌봄서비스, 본인부담금 대폭 완화 등 저출산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 마련으로 분주하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2030 젊은 세대는 갈수록 비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자체 정책과는 다른 노선을 타고 있는 셈이다. 

결국 결혼을 했을 때 보다 안 하고 혼자 사는 비혼일 때가 더 낫다는 소리다. 더는 결혼이 필수이던 시대에서 선택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7일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실시한 '가족실태조사'(전국 1만 997가구 만 12세 이상 가족구성원 면접)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34%가 비혼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53%가 비혼에 동의한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이처럼 생애의 중요한 행사인 결혼에 대한 지향점이 바뀌면서 국민들의 삶의 형태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에 거주하는 비혼주의자 A씨(여성.50代)는 "비혼에 대해 갑자기 어느 날 생각한 것이 아니다. 내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그에 맞은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고자 했다.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지 비혼을 고집한다고 해서 모든 관계를 끊고 산다는 의미가 아니다. 주변에서도 서서히 인정하면서 관계가 더욱 윤택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혼주의자 B씨(남성.30代)는 "주변에서 결혼에 대해 물을 때마다 불편하지만 생각이 바뀌지는 않는다. 혼자 있을 때가 심리적으로 안정된다. 앞으로 일을 장담할 수 없지만 비혼은 그대로 유지할 것 같다"고 했다. 

이들처럼 여성가족부 '가족실태조사' 응답자 가운데 조사 대상 1인 가구 중 72.1%는 '향후에도 꾸준히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전통적인 가족 형태 개념과는 거리가 먼 비혼 독신·무자녀에 대한 긍정적 인식 역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발맞춰 정부의 정책 방향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가족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면서 "전통적인 방식의 가족 형태를 고집하기보다 혼자 살고자 하는 1인 가구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찾아 맞춤형 정책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사회가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받아들여 수용해야 한다"면서 "모든 가족을 차별 없이 포용하며 안정적인 생활 여건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더 이상 전통적인 가족형태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족 형태와 생애주기에 맞는 가족 지원 정책을 적극족으로 발굴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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