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 1코노미뉴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정부가 다음 달부터 무주택 청년을 위한 전·월세 대출 한도를 상향한다. 최근 임대차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보증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1인 가구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늘어나는 부채만큼 청년층의 재무건전성은 악화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무주택 청년을 위한 전·월세 대출 한도가 기존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된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청년맞춤형 전월세' 상품을 이용하면 연 2%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만 34세 이하 청년이라면 해당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금융위는 기존에 대출 한도가 작아서 일반 대출을 쓸 수밖에 없었던 청년 연간 5000명(약 4000억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했다. 

청년전월세대출은 14개 은행 전국 지점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은행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또 주택금융공사가 청년이나 신용회복자·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 계층에게 대출 보증을 해줄 때 받는 수수료는 0.05%에서 0.02%로 절반 이상 인하한다. 이번 인하로 연간 6만 가구의 보증료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서울 전셋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매매가격 변동률을 추월했다. 목돈이 부족해 전·월세 보증금 마련이 힘든 청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청년층이 빚에 허덕일 수 있어 재무건전성 우려가 나온다. 20·30세대 청년층의 부채 문제는 이미 심각하다. 대학교 학자금 대출에 생활비 대출, 주식·가상화폐 등 투자열풍에 따른 신용대출까지 빚더미에 허덕이는 청년층 다중채무자가 급증해서다. 

경기도 삼송동에 거주하는 김원효(30,가명)씨는 다니던 대학을 중도 자퇴하고 아르바이트로 다져진 경험으로 2년 전 연신내역 인근 카페 창업에 성공했다. 비록 작은 평수의 가게지만 오랜 꿈을 실현했다는 마음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일했다. 창업 초기만 하더라도 직원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카페 운영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곧 위기가 닥쳤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손님이 뚝 끊어진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질수록, 수입도 떨어졌다. 급기야 몇 개월째 마이너스가 나기 시작했다. 카페를 유지하기 위해 김씨는 집 보증금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 김씨는"창업 대출로 받은 것도 있는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하는 것 같다. 당장 이달 직원 월급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가계부채 리스크 현황과 선제적 관리 방안' 보고서를 보면 30대 이하 청년층 대출이 지속적이고 빠르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 새로 가계대출을 받은 신규 차주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49.5%에서 2020년 3분기 58.4%로 증가했다. 대출금액 기준으로도 청년층 비중은 동기간 42.4%에서 55.3%로 치솟았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청년층에 분 투자열풍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근거로 지난해 하반기 이전까지는 주택담보대출이 대출 증가 요인이었으나, 주식·가상화폐 투자열풍이 분 후부터는 신용대출이 급증했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청년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자) 대출 중 청년층 비중은 전년 대비 16.1% 증가한 130조원을 기록했다. 심지어 부실위험 등 악성 대출 가능성이 높은 20대 카드론 대출 잔액은 8조원으로 16.6% 늘었다.  

청년층의 소득 대비 부채 비중은 23.9%포인트나 높아지며 크게 악화했다. 모은 연령대 통틀어서 가장 높다.

심각한 청년실업률, 치솟은 물가 등을 감안하면 부채에 허덕이는 청년층이 겪는 고통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제적으로 독립된 생활을 하는 청년 1인 가구가 받는 부담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부채를 늘려가는 행위는 경제적 고통을 더욱 심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빚을 짊어진 청년층은 취업 후에도 자산을 쌓기 어렵고, 미래를 준비하기보다 빚을 갚는 현실에 안주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는 뇌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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