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1인 가구, 보호종료아동②]만 18세에 '자립'…"주거·경제·정서 지원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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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1인 가구, 보호종료아동②]만 18세에 '자립'…"주거·경제·정서 지원절실"
  • 안지호 기자
  • 승인 2021.06.28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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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600여명이 만 18세가 되면서 자립능력과 무관하게 사회에 던져진다. 이들 대부분 원가족과 함께 생활하지 않고, 경제적 도움도 받지 못한다. 보호종료아동 10명 중 4명은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빈곤층 1인 가구로 전락한다. 심지어 직계가족의 소득이 인정되면서 수급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 지원 없이는 이들이 빈곤 굴레를 벗어나기 어렵다. 즉 정부가 '1인 가구 맞춤 정책'으로 보호해야 할 또 다른 1인 가구다. [1코노미뉴스]는 이달 기획시리즈를 통해 비자발적 1인 가구가 된 보호종료아동 실태를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보호종료아동들은 성인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냉혹한 사회로부터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보호시설 퇴소 시 이들에게 각종 지원금이 주어지지만 주거문제·생계유지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그마저도 경제 개념이 부족해 돈을 막 쓰는 경우가 많고, 정서적인 지원 미흡으로 사회에 녹아들지 못해 각종범죄에 연루되거나 심각한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회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보호종료아동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큰 문제는 주거다. 주거비용의 부담으로 거처를 자주 옮기거나 비슷한 처지에 놓인 청년들이 모여 사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정부에서 마련한 주거 지원 정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립교육 부족이나 의지 부족으로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내용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보호시설에서 퇴소한지 6개월째인 김원종(18. 가명)씨는 현재 고시원에 머물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는 "보호시설 퇴소 후 모텔방을 전전하다 최근 고시원에 들어갔다"면서 "월세 집을 구하기에는 자립정착금이 보증금 내기에도 턱없이 부족해 돈을 더 모아 집을 구할 예정이지만, 언제가 될지 몰라 당분간은 고시원 생활을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예원(21. 가명)씨는 보호종료아동들의 집 구하기까지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퇴소 후 부동산을 혼자 찾아갔었는데, 나이가 어리고 혼자니까 허름한 집이나 하자가 있는 집을 보여줄 때가 많았다"면서 "한 번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주거 정책에 지원하기 위해 출신을 밝혔더니, 대놓고 꺼려하는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요셉(23. 가명)씨는 얼마 전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주거지원 정책을 문의하기 위해 주민센터 관계자를 찾아갔지만,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고 분통했다. 그는 "주민센터에서 임대주택 지원에 대해 문의했지만, 관계자분도 관련 제도를 잘 몰랐다"면서 "상담내용이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보호종료아동은 자립에 나서면서 큰 부담을 느끼는 것이 경제적 어려움이다. 이들은 낮은 학력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거나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기도에 위치한 택배물류창고에서 일하고 있는 우동민(22. 가명)씨는 최근까지 수입이 불안정한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해오다 지인의 소개로 일자리를 옮겼다. 우 씨는 "시설 퇴소 후 많은 일자리에 지원했지만, 학력이 낮아 모두 떨어졌다"면서 "일용직 아르바이트로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예지(24. 가명)씨는 우여곡절끝에 서비스직에 취직해 경제적으로 해결될 것 같았지만, 얼마가지 못했다. 김 씨는 "어렵게 취직한 일자리였지만 일할 때 사람들에게 치이고 집에 오면 혼자고, 그걸 오로지 혼자 버텨야하니까 너무 힘들어 결국 그만뒀다"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고 말하는 한지희(27. 가명)씨는 이제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한 씨는 "몇 년간 아르바이트 일만 해오고 있다"면서 "이제는 아르바이트 말고 안정적이고 미래를 볼 수 있는 일자리를 잡고 싶은데 학력도 낮고,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호종료아동들이 호소하는 문제점 중 정서적 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서 지원을 받지 못해 발생하는 인간관계와의 고민, 범죄노출, 자살 등을 예방하기 위해 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입 모았다.

그 중 신병호(26. 가명)씨는 "처음 자립정착금을 받았을 때 갑자기 큰돈이 생기니까 막 쓰게 됐다"며 "두 달도 안돼 지원금을 모두 써버려 끼니도 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운이 좋게 어느 사회복지사분을 만나 금전적인 도움과 조언을 받아 희망을 얻었다. 퇴소할때 그런 조언이 있었다면 안 그랬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사회적 관계망이 절실하다는 도재희(24. 가명)씨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상태에서 모르는것은 너무 많고 어려워서 힘들때 고민을 털어놓고 정신적으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이도 저도 아닌게 됐을때 정신적으로 '나는 살아봤자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민지(28. 가명)씨는 보호종료아동을 바라보는 시선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호종료아동이라고 하면 편견과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 과정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를 홀로 감내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에는 자립정착금을 노린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보호시설을 퇴소하게 된 이민규(18. 가명)씨에게 앞서 퇴소한 시설 선배들이 찾아왔다. 기댈 곳이 없었던 이 씨는 선배들에게 의지하게 됐지만, 선배들의 목적은 오로지 이 씨의 자립정착금뿐이었다. 이 씨와 함께 유흥에 돈을 모두 탕진한 선배들은 급변했다. 이 씨에게 돈을 벌어오라며 폭행과 협박을 이어갔고, 모든 것을 선배들에게 빼앗긴 이 씨는 결국 7층 건물 옥상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보호종료아동들은 만 18세의 나이에 갑작스러운 사회생활을 맞닥뜨리는 청년 1인 가구다. 자립 기술이 현저히 낮은 상태에서 사회속에 던져진 이들은 당황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호종료아동의 주거안전이 최우선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정 사회서비스정책연구실 아동복지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원가족의 지지와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보호종료아동 대부분은 사회 부적응, 빈곤, 조혼, 노숙, 범죄, 실업 등의 각종 위험에 노출된다"면서 "불안정한 주거는 위기와 탈위기의 반복을 초래하므로 학습, 취업, 진로 등 자립지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지원 효과를 극대화하여 자립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호종료아동을 주거취약계층정책 대상으로 편입해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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