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디자인=안지호 기자

#서울에서 1인 가구로 사는 박이령(34)씨는 코로나19 얀센 백신 접종을 앞두고 친구·지인들과 이렇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서로 접종일을 알려주고 정보를 공유하거나 출퇴근 전후로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혹시나 있을 이상반응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박씨는 "혼자 살다 보니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이 생길까 무서워 혼자 사는 친구들끼리 백신을 맞은 날 지속해서 연락하기로 했다"며 "그러면 안 되겠지만 이상반응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로 연락하면서 예방 접종 후 사후 관리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신현민(31)씨는 "언론을 통해 젊은층에서도 백신 부작용이 많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혼자 사는데 밤새 아프면 어떡하나. 조금 무서운 것도 사실"이라고 염려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사는 김수일(55)씨는 "업무 특성상 하루라도 빨리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데 이상반응이 생길 것을 대비해서 긴급통화 목록에 알고 지내는 이웃 전화번호를 등록했다"고 털어놨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인구의 30%, 1500만 명을 훌쩍 넘긴 가운데 3분기 예방접종을 앞둔 1인 가구에는 백신을 통한 일상 회복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이상반응에 대한 걱정도 앞서는 모양새다. 

혼자 있다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날까 염려스럽다는 게 1인 가구의 고민이다. 당국은 고령자의 경우 증상 발생 시 신속하게 도움받을 수 있게 예방접종 후 혼자 있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고령자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서도 이상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0집 중 3집 '나 혼자 산다' 

통계청의 '2020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 조사 결과 2019년 기준 전체 가구의 30.2%가 1인 가구다. 전체 1인 가구의 18.2%는 20대다. 30대(16.8%), 50대(16.3%), 60대(15.2%) 순이다. 10가구 중 3가구가 혼자 산다는 소리다. 

백신 접종자 중에서도 1인 가구가 많다. 얀센 백신을 주로 접종한 30대의 경우 남성 1인 가구 비중이 2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40대 18.0%, 50대 18.4% 등 30~50대에서 1인 가구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 여자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남자보다 1인 가구 비중이 높았지만 20대 17.2%, 30대 10.4%, 50대 14.1% 등으로 다른 나이대에서도 1인 가구가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이상반응 신고 중 95.0% 가벼운 증상 

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이달 5∼6일 이틀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이상반응이 의심된다며 보건당국에 신고한 신규 사례는 총 2665건이다.

백신 종류별로는 아스트라제네카 1672건, 화이자 730건, 얀센 204건, 모더나 59건이다. 이상반응 신고는 지난 5일에 1492건, 6일에 1173건 각각 들어왔다.

신고 사례 가운데 사망 신고는 총 12명이다. 이들 가운데 6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고 5명은 화이자 백신, 1명은 얀센 백신을 각각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아직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추진단 설명이다.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의심신고 사례는 2건(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각 1건) 늘었다. 추진단은 향후 전문가 평가를 거쳐 접종과 관련성이 있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다.

'특별 관심' 이상반응 사례나 중환자실 입원·생명 위중, 영구장애 및 후유증 등을 아우르는 주요 이상반응 사례는 이틀간 154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2건은 아스트라제네카, 42건은 화이자, 10건은 얀센 백신 관련 사례다. 나머지 2497건은 접종 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접종부위 발적, 통증, 부기, 근육통, 두통 등의 경미한 사례다.

이처럼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사례가 쏟아지다 보니,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혼자'라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1인 가구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 1인 가구들은 주변에 도움을 청하기 힘든 심야시간에 고열, 통증 등이 발생해 홀로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던가, 도움을 청할 때를 놓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많다.

심지어 온라인상에서는 백신 접종 이후 후기를 올리는 글이 쏟아지면서, 사실 확인이 안된 체 불안감을 야기하는 각종 사례가 백신에 대한 불신감을 키우고 있다. 방역당국도 이상사례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어, 정부가 백신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불완전한 백신에 대한 피해 사례를 감추고 있다는 비난마저 나온다.

◇관계자 "접종 후 혼자 지내지 말 것"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2월 26일 이후 신고된 이상반응 의심 사례는 누적 9만8043건이다. 이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1, 2차 누적 접종 건수(1천977만3736건)와 비교하면 약 0.50% 수준이다.

현재까지 접종 건수 대비 이상반응 신고율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0.64%, 얀센 백신 0.62%, 모더나 백신 0.52%, 화이자 백신 0.25% 등의 순이다.

방역당국은 신고 당시의 최초 증상을 바탕으로 이상반응 사례를 분류하고 있다.

주요 이상반응 의심 사례는 4102건이며 백신별로는 아스트라제네카 2728건, 화이자 1136건, 얀센 236건, 모더나 2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이상반응 신고의 95.0%에 해당하는 9만3119건은 접종을 마친 뒤 근육통, 두통, 발열,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분류되는 '일반'사례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교차 접종 후 일반 이상반응은 신고됐지만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다"라며 "되도록 혼자 지내기보다는 독립적인 공간에 함께 있는 것이 낫다"고 당부했다. 

자료사진./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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