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하준 오비맥주 대표이사가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올 뉴 카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 오비맥주
배하준(벤마그다제이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대표이사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올 뉴 카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 오비맥주

명분 없는 투쟁은 내외부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 코로나19 속에 단순히 임금을 올리기 위한 억지스러운 파업은 오히려 독이 되기 십상이다. 이에 여름 성수기에 또다시 총파업에 돌입한 오비맥주 노조의 하투(夏鬪) 이유에 이목이 쏠린다.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회사가 힘든데 노조가 임금을 올려달라며 명분 없는 파업에 나섰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임금이 문제가 아니라며 진실을 봐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오비맥주 노조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회사의 부당한 조직개편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노조의 말을 들어보면 조직개편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 노조측은 사측이 지난 1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기존 영업조직의 3분의 1을 강제 발령냈다. 그리고 인원 충원과 예산증액은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기존 조직원들은 업무량이 1인당 1.5~2배가량 증가했다. 

또 이 상황에서 사측은 높은 실적 목표를 제시해 직원을 압박하고 인센티브를 받기 힘든 구조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 상당수는 음용판촉이 많아지면서 주 52시간 초과 근무가 불가피해졌고 주 10~20시간 이상 야근이 발생했다. 

노조측은 이 과정에서 추가근무수당 신청을 힘들게 만드는 식으로 사측이 근로기준법을 교묘하게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월 14시간의 연장근무수당(OT수당)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직원 1인당 주 3.5시간의 야근만 진행해야 한다. 초과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근무수당 결제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결재권자가 부서장이 아닌 부사장으로 되어 있다. 

이외에도 노조는 오비맥주가 지난 1일자로 전국에 산재한 40여개 영업점에 근무하는 영업지원직 여성 50여명을 서울에 일괄 배치한 조직개편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갑자기 지방에서 서울로 배치 명령을 받은 직원은 이사가 불가피해 퇴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비맥주는 현재 희망퇴직도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회사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이러한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에도 모회사인 외국계 사모펀드 AB인베브에 4000억원을 배당해서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3529억원, 영업이익 4090억원, 순이익 16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3%, 28%, 41.7% 감소했다. 그럼에도 배당금으로 4000억원을 지급했다. 오비맥주는 AB인베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AB인베브는 지난해까지 총 1조5540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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