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노인./사진=뉴스1
쪽방촌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노인./사진=뉴스1

코로나19 재확산과 본격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독거노인 등 건강취약계층의 건강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정부는 예년보다 3주가량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지난 12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를 내렸다. 또한 기상청은 오는 20일 전후로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고온 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Geat dome) 현상'이 나타나 현재 폭염 단계보다 한층 더 강한 폭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 중인 수도권은 일부 무더위쉼터가 폐쇄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약계층의 고단한 여름나기가 예상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쪽방촌에 홀로 거주하는 권길호(82. 가명)씨는 "선풍기를 켜놔도 쪽방이라 열기가 돌고 돈다"면서 "정 못참겠다 싶으면 수건을 적셔 무릎에 올려놓거나 머리에 올려놔 겨우 식힌다"고 말했다. 권 씨는 또 "코로나 때문에 쉼터도 문을 다시 닫아 되도록 집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독거노인과 같은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질병관리청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국내 폭염 사망자 수는 ▲2016년 17명 ▲2017년 11명 ▲2018년 48명 ▲2019년 11명 ▲2020년 9명, 올해(6월말 기준) 1명 등 최근 5년 6개월간 총 97명으로 조사됐다.

그중 80세 이상 사망자(33명)가 34%로 가장 많았고, 70대(17명), 40대(15명), 50대(14명) 등 순이다.

최춘식 의원은 "폭염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법정 자연재난에 포함된 만큼 열돔 등 유사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선제적으로 가동하는 등 현행법에 따라 관련 대책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면서 "행정안전부와 각 지자체는 고령자, 독거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집중 관리 및 지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건당국은 고령층에게 폭염피해를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낮에는 논밭일 등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몸을 시원하게 유지하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면서 "물을 충분히 마시고 무더위 관련 기상상황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각 지자체는 폭염에 대비해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각종 지원에 나서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가 독거노인의 건강을 살피는 모습./사진=안산시
보건소 관계자가 독거노인에게 지원물품을 전달하는 모습./사진=안산시

경기 안산시는 폭염에 대비해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건강관리를 강화한다.

상록수·단원보건소는 지난 10일부터 '폭염 대응 방문건강관리 지원반'을 구성해 독거노인과 의료취약계층 노인 1만1100가구를 대상으로 건강한 여름나기를 지원하고 있다.

총 26명의 방문보건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지원반은 오는 9월 말까지 ▲폭염예방 건강수칙 교육 ▲폭염예방 물품(미니선풍기 등)지원 ▲안부전화를 통한 건강모니터링 ▲무더위 예방수칙 홍보를 통해 폭염 취약계층의 건강관리를 지원할 예정이다.

경기 부천시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여름철 건강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독거노인 등 건강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폭염피해 예방 활동을 추진한다.

부천시 보건소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대면 활동을 최소화하고, 방문건강관리 전담인력 간호사가 전화로 ▲건강 상태 확인 ▲폭염 대비 예방수칙 및 행동요령 안내 ▲위급상황 시 대처요령 교육 ▲폭염 예방 물품 문 앞 배달 등 비대면 방식으로 어르신들이 폭염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충남 보령시는 여름철 폭염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오는 9월까지 추진한다.

시는 폭염 대비 대응체계 확립을 위한 상황 총괄반과 건강관리지원반·시설관리지원반·행정지원반 등 4개 반을 가동해 독거노인·고령자·노숙자 등 거주자 안전 확인 및 보호, 공사장·사업장별 폭염 안전 대책, 가스·유류 전력시설 등 폭염 취약시설물 안전점검 및 관리대책, 폭염특보 발표 시 시민행동요령 홍보 등을 중점으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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