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개점 첫날인 서울 마포구 이마트 신촌점,  1인 가구를 겨냥한 '나 혼자 수박'./ 사진=안지호 기자
16일 오후 개점 첫날인 서울 마포구 이마트 신촌점, 1인 가구를 겨냥한 '나 혼자 수박'./ 사진=안지호 기자

연초부터 물가 상승세가 무섭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 폭염 등이 겹치면서 서빈밥상 물가는 사상 최고 수준을 넘보고 있다. 정부는 물가상승률을 연 2% 내로 관리할 계획이지만 사실상 통제를 벗어나 안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 2분기 생활필수품 가격 평균 상승률 3.1%를 기록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매월 셋째 주 목·금 양일간 서울시 25개구, 경기도 10개 행정구역의 420개 유통업체에서 생활필수품과 공산품 가격조사(39개 품목, 82개 제품)로 물가상승 동향을 파악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생활필수품 38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올 2분기는 전년 대비 22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하고 14개 품목은 하락했다. 상승한 22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6.8%로 전체 평균 상승률(3.1%)보다 3.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가격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21.8%에 달했다. 달걀(70.6%)이 가장 높았고, 두부(16.5%), 마요네즈(8.5%), 즉석밥(6.8%), 식용유(6.5%) 순이었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달걀(일반란, 30개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가격이 5083원에서 8673원으로 3590원(70.6%) 올랐다. 

반면 가격 하락률 상위 5개 품목은 아이스크림(-5.8%), 껌(-5.1%), 커피믹스(-3.4%), 맛김(-2.6%), 참치(-2.0%) 순으로 나타났다.

달걀은 조류인플루엔자의 여파로 산란계 905만 마리가 감소하면서 아직까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정부가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식품 업계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각종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2분기 기준 가격 상승률 상위 10개 제품은 풀무원의 국산콩 부침용 두부(16.5%), 사조해표 식용유 콩기름(13.1%), 오뚜기 고소한 골드 마요네즈(8.5%), 롯데칠성음료 펩시콜라(7.3%), 오뚜기 맛있는 오뚜기밥(7.0%), CJ제일제당 햇반(6.8%), CJ제일제당 백설 콩 100%로 국내에서 만든 콩기름(6.6%), 대상 청정원 순창 재래식 생된장(5.8%), LG생활건강 엘라스틴 마린콜라겐 탱글 볼륨 샴푸(5.5%)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생활필수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으며 통계청의 2분기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한 것으로 올해 상반기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가 위협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상반기 CJ제일제당, 풀무원, 오뚜기 등 식품 업계 선두주자들의 두부, 콩나물, 즉석밥, 통조림 등의 가격 인상의 영향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라면, 우유, 과자 등 식품류의 가격 인상 소식이 들리고 있어 하반기 역시 소비자 물가 부담이 심각하게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초 기재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보고에서 "물가 관리는 시간이 걸리므로 지금부터 추석까지 미리미리 계획과 대책을 세심하게 세우고 살피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편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충분히 감내할 상황에서도 가격을 올리고 있어, 정부의 물가 관리 장악력이 떨어졌다는 비난이 나온다. 여기에 기업들의 추가 가격 인상이 예상돼 하반기 물가 안정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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