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리나 기자 

"버티다 버티다가 더는 어려울 것 같아요. 오히려 손해 보는 장사라서 이 방법밖에 없네요"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사회적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자 소상공인의 한숨도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휑한 가게 안을 바라보며던 시청 근처 한 국수집 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분노하거나 슬퍼할 힘조차 없는 듯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 어느덧 보름이 지났다. 지난 26일 직장이 몰려있는 시청 근처 북창동 거리는 점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하다. 

기자가 시선을 둔 A 백반집엔 손님 3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점심장사가 한창이어야 할 낮 12시30분 북창동 가게 앞은 한산했다. A 백반집 직원들은 이미 가지런히 놓여진 반찬 집게들을 다시 정돈했다. 

밖에서 손님 몰이 중이던 사장 김 씨는 "한숨도 안 나온다. 앞으로 어떻게 버틸지 깜깜하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3차례 걸쳐 대출을 1억 넘게 받았지만 이마저도 인건비, 식자재, 임대료를 내고 나면 순식간에 동이 날 것 같다는 게 김 씨의 말이다. 

그는 "이러다 결국 폐업하겠지만 10년 넘게 한자리에서 밥을 팔아왔는데, 내 인생 전부가 송두리째 뽑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울먹였다. 

A 백반집 앞 정통 스시집도 사정은 마찮가지다. 스시집 사장 송 씨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 대출 5억을 받아 차린 가게라고 했다. 

송 씨는 정부의 소상공인 제도지원에 대해 불만을 내비쳤다. 정부가 소상공인 손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담은 손실보상법을 공포했지만 손실보상 금액과 시기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으면서 한탄했다. 

송 씨는 "외국과 비교해 보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미국에 있는 친척 얘기를 꺼냈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외국 선진국들은 소상공인 보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25년 동안 살면서 5년 째 네일가게를 운영 중인 장미자(51)씨는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빠르게 이뤄졌다"면서 "무상지원 2만불과 대출 4만불, 직원 급여 75% 지급, 임대료 75% 지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이 어려운 시기를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빨리 코로나가 잠잠해지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독일 헤센주에서 커피숍을 운영 중인 박준호(50)씨는 "아직까지는 괜찮다"면서 "독일 정부에서 5인 미만의 사업장에는 만유로를 제공했고 10인 이상 사업장에는 2만 유로를 지급한 바 있다"고 했다. 

외국 사례처럼 국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신속한 지원을 주문하고 있다. 충분한 금액이더라도 적기에 지급하지 않으면 지원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염려해서다. 방역 지침 강화로 인해 생계가 위협 받을 정도로 피해를 보는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하루빨리 동반돼야 한다. 시기도 서둘러야 한다. 줄줄이 도산하기 전에 제대로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세부 보상안을 짜고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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