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낮 최고기온이 38도가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쪽방촌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펄펄 끓는 한낮 열기를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들에게 여름은 잔인한 계절이다. 경제력이 넉넉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가 있어도 전기세 걱정에 마음껏 사용할 수 없다. 

영등포구는 영등포동과 당산동·문래동 인근에 쪽방 및 고시원이 다수 존재한다.  다가구주택이 밀집한 신길동과 도림동은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1인 가구 정책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서울시 고독사, 60%가 중장년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1코노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고독사'로 말문을 열었다. 

유독 '고독사'에 중점을 둔 이유에 대해 채 구청장은 "그동안 고독사 우려가 높은 6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은 많이 촘촘해졌지만 중장년 1인 가구에 대한 보호는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3년간 서울시 고독사 비율의 60.6%가 중장년층(50~60대)로 나타났다. 중장년 연령대가 젊은 연령대보다 실패 및 상실감의 누적도와 고립적 일상의 고착 정도가 젊은 사람보다 더 심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중장년에 대한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를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때마다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라며 "3~40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벽 안에 갇힌 분들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관계와 사회관계망의 회복이다"고 덧붙였다. 

◇영등포 860여명 중장년 1인 가구에 '서울살피미앱' 설치 

현재 영등포구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8.6%에서 2019년 34.3%로 급격히 늘어났다. 

영등포구는 중장년 1인 가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장년 1인 가구를 위한 사업으로는 '서울살피미앱'과 '스마트플러그'사업이 대표적이다. 서울살피미앱은 핸드폰 앱 설치자의 능동적 조작을 감지하여 지정 시간 동안 사용이 없을 경우 사전 등록된 번호로 구호 메시지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현재는 중장년 1인 가구 중 고위험 대상 869명에 대한 설치를 우선 추진하고 있다. 향후 노인‧장애인‧만성질환자 등을 비롯해 필요시 구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자치구 내 지역 1인 가구 센터와의 소통도 강조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1인 가구 단독을 위한 지원센터는 아직 없지만 구청과 동 주민센터는 물론 복지관을 비롯한 민간 단체에서 진행하는 복지사업 중 1인 가구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공백을 해소하고 있다"라며 "1인 가구가 많은 쪽방지역은 노숙인쉼터 등과 긴밀한 연계관계가 구축되어 있으며, 고시원 및 여관 지역은 관리‧운영자들과 긴밀한 연락관계를 유지 중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대면 사업 현실적으로 어려워 

채 구청장은 부족한 부분에 대한 설명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아파트나 다가구주택 등에 거주하는 1인 가구의 경우 자발적 고립을 선택해 지자체의 관심을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울증과 알코올중독 같은 질환을 앓는 분들이 경우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도움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 관계망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상황이기에 대면이 필요한 관계 중심적 사업이 이루어지지 어려운 현실이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등포구는 가장 중요한 가족관계와 사회관계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인터뷰 마지막으로 채 구청장은 "정부의 노력과 함께 이웃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혼자 있어도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웃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돌아보는 성숙한 시민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마무리 했다. 

사진=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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