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의 삶을 온전히 표현해냈다"
"혼삶에는 장점이 더 많은데 여성들의 혼삶에는 꼬리표가 붙는다.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비혼이지만 어떤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지 알 수 있어 좋았다"

'연애하지 않을 권리'와 '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를 집필한 엘리 작가는 MZ세대의 관점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 내려간 글귀는 혼자 사는 1인 가구 마음에 스며들기 충분했다는 게 독자들의 반응이다. [1코노미뉴스]가 만난 엘리 작가는 "누군가의 눈에는 앞으로 남은 인생이 불안전하고 고독해 보일지 몰라도 마음이 가리키는 이정표에 따라 자유롭게 사는 것이 훨씬 낫다"며 1인 가구의 삶에 대해 털어놨다. 

1인 가구에 대해 개인적인 개념은 확고했다.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1인 가구에 대해 묻자 크게 장점과 단점으로 구분했다. 

그는 "최소한 사적인 공간에서는 역할극의 부담감에서 온전히 해방된다는 점 아닐까? 흔히들 아는 연인 관계에만 각 역할에 걸맞은 기대 역할이 있는 게 아니다. 집에서 독립해 1인 가구가 되고 나서 정신 건강이 굉장히 좋아진 케이스다. 우리는 한 공간을 나누는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어쩔 수 없이 그 순간에 걸맞은 기대 역할을 인식하게 되니까"라고 말했다. 

1인 가구로 살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엘리 작가는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1인 가구로서의 삶에 대해 주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엘리 작가는 "인간관계를 맺는 데 있어 기회비용과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 등을 잘 고려해서 건설적이고도 합리적인 생애 주기표를 짜 맞추며 살아가시길 바란다"면서 "인생의 구원자는 나밖에 없다. 그러니 절대 타인에게 내 인생을 볼모로 저당 잡혀 심적인 안정감이나 위로를 얻으려 하지 말 것"이라고 이 시대 1인 가구에 충고했다. 

<다음은 엘리 작가와 나눈 1문 1답 내용이다.>

▶‘혼자’라는 주제로 다룬 2번째 책을 발간했다. 이유가 있나. 

사실 비연애와 비혼을 표피적 의미의 '혼자'로 직결하는 의미에서 책을 쓴 것은 아닙니다. 이성 (혹은 동성, 양성) 간의 연애 행위에 골몰하지 않는 것과 사회적 개인적 인간관계를 맺는 것과는 다르니까요. 첫 책과 두 번째 책에서 언급한 '혼자'는 '1인분의 삶'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거에요. 축약해서 이야기하자면, 우리 모두 현재 완벽하든, 완벽하지 않든 혼자인 채로도 완전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죠. 우리 사회는 그렇잖아요? 현재 연애 중이 아니면, 혹은 결혼 적령기에 결혼하지 않은 상태면 하자가 있는 사람 취급 혹은 어딘가 예민하거나 까탈스러운 데가 있는 사람 취급, 온전하지 않은 반쪽짜리 취급을 하거든요. 그런 사회적 관습과 편견에 중지를 날려보는 에피소드들을 엮은 거죠. “x이나 까드쇼, 나는 혼자서도 1인분의 삶을 온전히 잘 살아내고 있으니까”, 이런 얘기라고나 할까요. 

▶‘연애하지 않을 권리’와 ‘이번 생은 나혼자 산다’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아무래도 제 나이가 아닐까요? (프하하..) 비연애에 대한 고찰을 쓸 때는 20대였고, 비혼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는 30대로 접어들 무렵이었으니까요. 그러니까 어찌 보면 연애 공화국의 일원으로써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를 적은 것이 첫 번째 에세이고,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나이에서 경험한 일화를 토대로 쓰인 게 두 번째 에세이죠. MZ 세대의 표본이 생애주기에 따라 생생하게 겪은 르포르타주라고 보시면 될겁니다. 

▶1인 가구는 우리 사회에 어떤 존재인가.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최소한 사적인 공간에서는 역할극의 부담감에서 온전히 해방된다는 점 아닐까요? 흔히들 아는 연인 관계에만 각 역할에 걸맞은 기대 역할이 있는 게 아닌 거든요. 우리는 장녀라고, 딸이라고 또 누나 혹은 언니라고, 덜컥 얻어 쓰게 되는 가정 내에서의 기대 역할이 또 있잖아요. 전 집에서 독립하고 1인 가구가 되고 나서 정신 건강이 굉장히 좋아진 케이스에요. K-장녀로서의 기대 역할을 저만의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피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인간처럼 자신이 처한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동물도 또 없을 거예요. 혈연 가족이 아닌 하우스 메이트나, 룸메이트가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한 공간을 나누는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 어쩔 수 없이 그 순간에 걸맞는 기대 역할을 인식하게 되니까요. 가장 큰 단점은, 집안 일 해줄 사람 없어서 내가 다 해야 한다는 거. 요리도 내가 하고 설거지도 내가 해야 한다는 거. 가끔은 진짜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을 때가 있거든요.  

▶1코노미뉴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러분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개인 인생의 현명한 투자자들이십니다. 앞으로도 인간관계를 맺는 데 있어 기회비용과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 등을 잘 고려하시어 건설적이고도 합리적인 생애 주기표를 짜 맞추며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좀 기계적으로 들린다고요? 어쩔 수 없습니다. 인생은 원래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요! 아, 한 가지 더. 내 인생의 구원자는 나밖에 없다. 그러니 절대 타인에게 내 인생을 볼모로 저당 잡혀 심적인 안정감이나 위로를 얻으려 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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