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급증과 함께 소형가전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풀리고 있다. 소형가전은 주거공간이 협소한 1인 가구에 딱 맞는 콤팩트한 사이즈와 젊은층의 취향에 맞춘 세련된 디자인, 작아진 만큼 낮아진 가격대로 1인 가구를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크기는 작지만 대형가전의 품질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란 1인 가구의 기대를 배신한 제품이 늘고 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664만3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1.7%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1.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소형가전 시장도 급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올해 국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9% 증가한 8조32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1인 가구와 소형가전 시장은 맞물려 성장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세를 견인하는 20·30대는 소형가전 시장의 주 고객이기도 하다. 1인 가구 중 20·30대 비중은 20대 19.1%, 30대 16.8%로 약 36%에 달한다. 

젊은 1인 가구들은 편리함과 가성비를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소형가전 구매에 적극적이다. 실제로 1구 인덕션, 미니 밥솥, 커피메이커, 토스터, 에어프라이어, 미니 냉장고, 미니 세탁기, 창문형 에어컨 등은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문제는 품질 이슈다. 최근 판매량이 급증한 만큼 A/S 관련 소비자 피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과대 광고에 따른 소비자 불만 역시 많다. 

한 1인 가구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A사의 미니 냉장고에 대한 불만이 잇따라 게시됐다. 세련된 디자인에 혹해 냉장고를 구입했더니 소음이 너무 크고 과도하게 열기를 내뿜는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이유로 제조사에 수리를 의뢰하자 A사에서는 제품에 이상이 없다며 수리를 해 줄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A사에서 소비자의 불만을 묵살하는 이유를 취재해 봤다.

A사 관계자는 "소비자보호법에 의거해 환불과 A/S 규정을 갖추고 있다. 소비자 과실로 인한 제품 이상은 A/S 대상이 아니고, 소음의 경우도 법적 기준을 만족하고 있다"며 "제품의 결함이 아니니 소비자 불만에 응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제품 고장이 발생하면 택배로 제품을 보내주면 수리 후 다시 택배로 제품을 보내주는 형태로 A/S를 진행한다. 중소기업 제품 대부분이 동일한 방식으로 A/S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냉장고 소음에 관한 명확한 규제기준이 없으니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해도 제조사는 이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다. 결국 냉장고 소음을 개인이 측정해 해당 제조사의 소음기준을 초과하는지 보고 초과한다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한 보상을 요구하는 수밖에 없다.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제조사와 분쟁을 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상 소비자만 피해를 보는 구조다. 

최근 이른바 대박제품에 오른 창문형에어컨도 불만이 많다. 대부분 과대광고와 소음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광고에서처럼 에어컨을 대체할 정도로 냉기를 내뿜지 않고, 온도를 낮추기 위해 강하게 틀 경우 소음이 너무나 심하다는 내용이다. 소음이 낮다는 제품의 경우도 사실상 1단(저소음 모드)으로 틀었을 경우에만 조용하다는 불만이다. 일부 제품에서는 물샘현상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창문형에어컨은 1년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 중고시장에 대거 나와 있는 기현상을 보인다. 

이외에도 초소형 세탁기, 전기밥솥 등도 장난감 수준의 제품이 많아 반드시 실물을 보고 브랜드와 A/S 가능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매해야 한다는 조언이 올라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형가전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디자인 도용, 과대 광고, 허위 리뷰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무런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 스스로가 브랜드, 품질, A/S 여부 등을 따져보고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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