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진 기자 

대권 후보자들이 앞다퉈 1인 가구 공약을 내걸고 있다. 이는 1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관련 정책들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대권 주자 가운데 국민의힘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가장 먼저 1인 가구 주거 대책을 발표했다. 원 전 지사는 24일 공약 발표와 함께 마포구 1인 가구 주거 모델을 찾아 직접 구석구석 살펴보고 입주자와 대화도 나누며 1인 가구 주거 여건 개선을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 전 지사는 "지금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이 살고 싶은 곳에 편의시설까지 갖춘 만족할 수 있는 주거 시설에 너무나 목말라 있다"며 "앞으로 도시 내에 이러한 혁신적인 주거 모델이 전국적으로 많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원 전 지사의 공약은 주로 청년 1인 가구에 맞춰져 있다. 공약 가운데 만 39세 이하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전·월세보증금 최대 1억5000만 원까지 저리 대출해 주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원 지사는 "1인 가구가 현재 전체 가구의 30%를 넘어섰고, 앞으로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존처럼 성냥을 찍어내듯이 그냥 공급하는 방식으로는 앞으로의 1인 가구에 대응할 수가 없다"라며 "주거 공급 자체를 1인 가구의 다양한 요구와 상황에 맞게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거때마다 많은 후보들이 청년 정책을 내세우지만 막상 현실에 처해있는 청년들은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동안 공식처럼 된 청년 공약이 현실과 괴리감으로 멀어졌기 때문이다. 치솟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청년들은 당장의 '지·옥·고'를 겪고 있다. 

'지·옥·고'란 청년들의 흔한 주거형태인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줄인 말이다.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터여서 목돈인 보증금을 마련하기가 버거운 게 현실이다. 이런 이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주거지가 바로 '지·옥·고'인 것이다.

부푼 기대만 던져주는 공약은 인정받지 못한다. 경선을 좌지우지할 공약이 단순한 미사여구로 끝나서는 안 된다. 

김민성 청년 네트워크 대표는 "선거 때마다 공약을 보면 주택 공급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주위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청년들의 바람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주택의 질적인 측면과 제도의 허점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청년 표심에 기대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청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인 가구를 향한 공약이 선거때만 유효한 선심성이 아닌 진정으로 필요한 맞춤형 정책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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