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혼인 연령층 인구 감소 영향도 있지만, 경제불황과 취업난 등으로 청년층의 1인 가구 잔류가 증가한 여파도 크다. 이에 따라 2019년, 2020년에 이어 올해도 1인 가구 증가폭이 정부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혼인 건수는 9만626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나 감소했다. 혼인 건수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10만건을 밑돌았고, 감소폭 역시 최대다. 

분기별로 올 1분기 혼인 건수는 4만8016건, 전년 동기 대비 17.6% 급감했다. 2분기는 4만8249건으로 5.4% 줄었다. 이른바 결혼 성수기를 놓쳤다.

통계청은 혼인 건수 감소로 코로나19 영향을 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역시 코로나19 상황은 동일하다. 따라서 단순한 사회적 재난 상황을 넘어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혼인 감소는 1인 가구 증가와 비례한다. 결혼 적령기인 20·30대가 '싱글'로 남으면서 1인 가구 수 역시 증가해서다. 연령별 1인 가구 비중을 보면 지난해 기준 20대가 19.1%, 30대 16.8%를 차지했다. 1인 가구의 35.9%가 20·30대다. 이는 2019년보다 0.9%나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청년층의 비혼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혼인 감소와 1인 가구 증가 요인이다. 여성가족부의 2020년 가족실태조사를 보면 1인 가구의 72.1%가 향후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답했는데 미혼인 경우 60%가 혼자 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도 혼인 적령기인 20대의 55.2%, 30대의 45.8%가 향후 혼자 살 계획을 갖고 있었다. 

37세 여성 1인 가구인 백화영씨(가명) 경우가 대표적이다. 백씨는 3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결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독신,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굳이 누군가를 만나서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백씨는 "혼자 사는 삶이 익숙해졌고, 경제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어 자유로운 지금이 좋다. 오히려 일과 개인의 삶 모두에 충실해질 수 있어 굳이 누군가를 만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39세 남성 1인 가구인 박차웅씨(가명)도 향후 혼자 살 계획이 있다. 박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개팅도 하고 인연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만남이 거북하고 싫어졌다. 박씨는 "이제는 결혼을 위해 에너지를 쏟는 것 자체가 싫다. 주변의 관심도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며 "결혼 포기자까지는 아니지만, 자유롭게 살면서 인연을 만나면 좋고 아니어도 상관없을 것 같다. 결혼한 친구들이라고 더 행복하고 그렇지는 않더라"고 말했다. 

한편 중장년 1인 가구 증가의 원인이 되는 황혼이혼 역시 늘고 있다. 올 2분기 혼인지속기간별 이혼 건수를 보면 4년 이하 4619건, 5~9년 4229건, 10~14년 3598건, 15~19년 2728건, 20년 이상 1만1050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년 이상만 8.4% 증가하고 나머지는 감소했다.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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