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사진=픽사베이
자료사진./사진=픽사베이

#.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재택근무를 재개한 이정훈씨(32)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막힘과 어지러움에 병원을 찾았다. 1인 가구인 이씨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로 다른 사람과 밀접 접촉 없이 지냈는데 어떻게 감기에 걸렸지'하는 의문 속에 진료를 받았다. 결과는 알레르기성 비염. 장마로 집안이 습해지자 온종일 틀고 있었던 에어컨이 원인이었다. 여름내 가동한 후 방치해 놓았던 에어컨에 곰팡이가 핀 것을 모르고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여기에 이씨는 계속되는 비에 습해지는 게 싫어 환기도 하지 않았다. 결국 이씨는 장기간 통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듯하더니 갑작스럽게 가을장마(늦장마)가 왔다. 수일째 이어지는 습한 날씨에 실내 제습을 위해 장시간 에어컨을 가동하거나 제습기를 틀어놓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에어컨과 제습기에 다양한 세균이 살고 있어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미생물이 공기 중으로 전파돼 알레르기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제습기의 필터에 서식하던 진균에 의한 과민성 폐렴이 발생해 사회적 충격을 준 바 있다. 

에어컨과 제습기에서 발생하는 세균, 곰팡이 등은 주로 호흡기에 영향을 준다. 아토피피부염, 천식, 비염 등이 대표적이다. 심각한 경우 레지오넬라균이 발생하기도 한다. 길이 2-20μm, 폭 0.3-0.9μm의 막대기 모양을 한 박테리아의 일종이다. 레지오넬라균은 흙에 서식하는 세균 중 하나인데 따뜻한 물에서도 잘 번식하며, 자연 및 인공적인 급수시설에서 흔히 발견된다. 사람의 몸에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어 심하면 폐렴을 일으키고, 약 25% 정도의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몸속에 들어온 레지오넬라균은 2~12일 가량 잠복기를 거치고, 감기와 같은 고열, 설사, 두통, 구토 증세를 보이게 한다. 만성질환자와 흡연자, 노약자, 면역 저하자 등에게 감염되면 폐농양·호흡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에어컨, 제습기 등을 장시간 가동하면서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 두통, 전신 위약감, 어지러움, 피로감, 안구건조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환기는 필수다. 창문을 계속 닫아둘 경우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못해 호흡기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에어컨 가동 직후에도 창문을 열어 환기해 에어컨 속 곰팡이가 실외로 나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제습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피부 건조를 유발할 수도 있다. 제습기는 피부의 수분까지도 빼앗는다. 따라서 피부 트러블, 피부 노화로 이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밀폐된 공간에서 가동 중인 제습기와 함께 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또는 제습기 세균 번식을 막으려면 적어도 2주에 한 번은 필터를 청소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필터 청소 시에는 세척이 가능한 필터와 불가능한 필터를 구분해야 한다. 불가능한 필터는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에어컨 냉각핀도 세균,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곳이니 먼지와 이물질을 수시로 제거해야 한다. 제습기는 물이 담긴 물통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세균, 곰팡이가 번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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