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여성 1인 가구가 300만을 돌파했다. 여성이 가구주로 있는 비율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결혼에 대한 가치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배우자가 없는 미혼, 이혼 여성의 가구주 비율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혼자 사는 여성 1인 가구 가운데 데이트폭력으로 속앓이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시 성동구 빌라촌. 새벽 무렵 20대 여성이 혼자 사는 이 집 현관 잠금장치가 해제됐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전 남자친구가 동의 없이 집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4개월간 사귀다 헤어졌지만 남성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찾아왔고, 결국 주거침입까지 저질렀다. 주거침입이 있기 며칠 전에는 남성은 여자친구를 때리기까지 했다. 결국 이 남성은 주거침입 및 상해 등의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25일 남자친구의 무차별 폭행으로 숨진 고(故) 황예진씨는 새벽 3시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오피스텔 1층에서 연인 관계였던 30대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혼수 상태에 빠졌다가 지난 17일 끝내 숨졌다. 남자친구는 황 씨가 주변인들에게 연인 관계임을 알렸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접한 여성들은 불안감과 분노를 토로했다. 뉴스를 통해 이번 사건을 알았다는 20대 여성 직장인 A(26) 씨는 "예전 경험이 떠올라 한동안 손이 떨렸다"라며 "언제부턴가 연인에게까지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혼자 살기 겁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여성 직장인 B(29) 씨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폭행을 당하다니..."라며 "명백한 살인으로 엄벌해야 한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데이트 폭력이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경찰청이 지난해 발표한 '최근 3년간 데이트폭력 신고 및 유행별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데이트 폭력으로 입건된 가해자 수는 3만406명에 달했다.

특히 혼자 사는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위험이 닥쳤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범죄 노출되기 십상이다. 

형사정책연구원이 2017년 펴낸 '1인 가구의 범죄피해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 청년 1인 가구'는 남성보다 범죄 피해를 볼 가능성이 2.3배 높았다. 주거침입 피해를 당할 가능성은 무려 11.2배 높았다. 

전문가들은 데이트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 처벌 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연인 사이에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은 개인적인 일이라는 이유로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 데다,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많아 더욱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이병도 서울사이버대 탐정학과 교수는 "데이트폭력은 재발될 확률이 높다.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생각은 버려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사회적으로 관련 범죄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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