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김일우씨는 최근 원룸 월세계약이 만료되면서 이사할 집을 찾게 됐다. 매달 나가는 주거비가 부담스러운 김씨는 이참에 중기청 대출로 전세를 구하고 싶어, 출퇴근이 용이한 서울 서대문구 일대에서 매물을 찾았다. 그런데 중개업소에서는 지금 살고 있는 원룸 월세보다 못한 방만 보여줬다. 처음 생각했던 소형 아파트는 아예 매물이 없었고, 빌라 투룸조차 100% 대출이 되는 곳은 없었다. 

#. 지난달 이사한 김아영씨는 중기청 대출로 집을 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직접 해보면 알 거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우선 중기청 대출 100%를 받을 수 있는 집을 찾다가 포기했다.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조건에 맞는 전세 매물 자체가 없었다. 눈높이를 낮춘 이씨가 간신히 계약한 집조차도 전세가보다 집 매매가격이 낮아 70% 수준만 대출이 가능했다. 여기에 본인 발급 서류, 회사 발급 서류, 부동산 발급 서류까지 빼놓지 않고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았다.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청년 1인 가구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전월세 보증금은 오르고 매물은 부족해 미리미리 선점하지 않으면 원하는 집을 찾기 힘든 지경이다. 

주말이나 퇴근 후 야밤에 집을 보러 다니는 것은 기본이고 연차까지 쓰면서 발품을 팔아야 원하는 집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전월세 보증금이 오르면서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의 대표격인 중소기업 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은 청년에게 저금리로 전월세보증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전용면적 85㎡ 이하인 주택 중 임차보증금이 2억원 이하인 경우 최대 1억원 내의 금액을 연 1.2%의 금리로 대출해준다. 

1인 가구의 주된 타깃은 전용 59㎡ 이하 주택이다. 수도권에서 소형주택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문제는 보증금이다. 치솟은 전셋값에 보증금 2억원 이하 물건은 찾기 힘들다. 모두가 원하는 아파트는 사실상 없고, 전용 59㎡ 규모는 다세대·다가구주택 중에서도 역세권을 벗어난 지역에서나 간간이 보인다. 이마저도 갭투자가 의심되는 물건이 대다수다. 전세보증금이 매매 실거래가보다 높다. 이 경우 보증금 대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심지어 집주인이 중기청 전월세보증금대출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또 건축물 대장상 근린생활시설, 사무실 등은 주택전세 대출이 불가능하다. 부동산중개플랫폼에 올라오는 빌라 물건의 상당수가 근린생활시설이다. 따라서 계약 전에 전월세 대출이 가능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본인 준비서류로 신분증 사본,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초본,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이력내역서 등이다. 회사 준비서류는 재직증명서,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주업종 코드 확인서, 급여명세서, 사업자등록증 등이다. 단 재직 1년 미만 시에는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및 월별 급여명세서(회사 직인 필수)가 필요하다. 부동산 발급서류는 임대차계약서 원본(확정일자 필수), 계약금 납입 영수증, 등기부등본 등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평균 전셋값은 3억8187만5000원이다. 지난해 8월 2억7278만원에서 1억원이나 넘게 올랐다. 평균 월세보증금가격도 9364만6000원으로 1년 전(5905만7000)보다 3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서대문구의 한 개업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원룸 월세는 많다. 그런데 중기청 청년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 대부분 전세를 원하는데 전세 물건도 거의 없지만, 조건에 맞는 집을 찾기가 힘들다"며 "직방 같은 곳에 올라온 신축 투룸은 거의 근린생활시설이라 중기청 대출 조건에도 안 맞는다. 집을 보여주고 싶어도 없으니 우리도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청년특별대책을 통해 청년층의 주거, 교육, 자산형성, 일자리 등을 전방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주거비 부담 완화로는 행복주택 계약금 인하, 재청약 허용, 거주기간 연장 등 제도 개선과 무주택 청년 대상 공공자가주택 공급 등이 담겼다.

자료사진./사진=뉴스1
자료사진./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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