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프 추구하는 MZ 여성 1인 가구 증가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 역대 '최저'

 

"차라리 혼자가 편하고 행복해요. 눈치 보는 것보다 훨씬 나아요. 주도적으로 내가 번 돈으로 먹고 싶은 것 먹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게 좋아요. 지금 삶에 만족합니다. 결혼이요? 안 할 거예요. 나이 들어서 고생한다고 부모님은 걱정하시지만, 결혼과는 상관없는 것 같아요." 직장인 장 모(여.29)씨

"꼭 결혼해야 하나요? 혼자인 채로도 완전할 수 있잖아요." 직장인 박 모 (여. 37)씨 

"가끔 범죄 기사를 보면 두렵기도 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중 문고리를 달고 살고 있습니다. 친구와 동거도 해봤는데 잘 맞지 않더라고요. 자취 5년 차라 이제는 혼자 있는 게 오히려 편해요. 혼밥도 익숙해졌고요." 취준생 송 모 (여. 26)씨

혼자 사는 여성 1인 가구 비율이 20년 사이 2.6배 늘었다. 고령인 70대 이상 여성 1인 가구가 가장 많았고 20대 여성 1인 가구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젊은 여성 1인 가구일수록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점차 여성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5일 발표한  '2021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인구와 가구 부문에서 지난해 여성인구는 총인구의 49.9%이며, 여성 100명당 남성 수인 성비는 100.4명으로 20년 전인 2000년(101.4명)에 비해 성비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조사 결과 여성이 가구주인 비율은 2000년 18.5%에서 20년 만에 32.3%로 증가했다. 여성 1인 가구도 20년 전 128만 가구에서 333만9000가구로 2.6배 규모로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이 가장 많고, 20대 18.5%, 60대 17.6%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1인 가구의 증가는 출산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출산율이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여성의 경우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는 낳지 않아 출산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하락세다. 

조사 결과 지난해 초혼 건수는 16만7000건으로, 2000년 대비 38.6% 급감했다. 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84명을 기록했다. 특히 20대 후반 출산율이 20년 전보다 119.7명 감소했다.

김종미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1인 가구 증가, 만혼, 비혼이 늘면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출산율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여성에 대한 권리가 과거에 비해 많이 상승했지만 아직 남녀 모두가 일하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사회적 합의는 보장되지 않았다. 출산율을 잡기 위해서는 양성이 평등한 노동시장 조성, 다양한 사회적 돌봄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낮은 출산율로 서울시내 한 병원 신생아실이 비어있는 모습./사진=뉴스1
낮은 출산율로 서울시내 한 병원 신생아실이 비어있는 모습./사진=뉴스1

여성 1인 가구뿐만 아니라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여성 한부모가구도 늘었다. 

여성 한부모가구는 남성 한부모가구(24.8%)에 비해 50.4%포인트 더 많고, 2016년과 비교하면 여성 한부모가구는 늘고 남성 가구는 감소했다. 같은 해 초혼 건수는 2000년보다 38.6% 감소했고, 이혼 건수는 10.8% 감소했다. 이혼한 부부 중 20년 이상 함께한 부부의 비중이 37.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여성 1인 가구의 증가에 대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에 따른 변화를 손꼽았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면서 여성 독립이 자유로워졌다. 그만큼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일어나는 변화"라며 "앞으로 여성 1인 가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반적으로 여성의 고용 환경은 소폭 개선됐다. 2020년 여성 고용률은 50%를 돌파해 50.7%로 집계됐다. 10년 전(47.9%)보다 2.8% 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실업률도 3.3%에서 4.0%로 늘었다.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도 45.0%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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