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거리두기 실천에 따라 분위기는 예전만 못하다. 

청년 1인 가구의 메카로 불리던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고시촌은 코로나19 이후 학원가의 '현장 강의'가 '인터넷 강의(인강)'으로 대체되면서 고시생들의 발길 뚝 끊겼다. 하지만 여전히 청년 1인 가구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 서울 동작구 지난해 서울시 전체 1인 가구의 약 3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으로 취업준비생, 기취업자 등 청년층 등이 노량진을 주생활권으로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코노미뉴스는 추석을 앞두고 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을 찾아 혼자 사는 청년 1인 가구 얘기를 들어봤다. 

◇노량진 고시생,"고향 안내려간지 2년 째... 혼자 추석쇤다"

과거 빼곡하게 들어서 있던 고시촌의 풍경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코로나19로 노량진 일대는 조용하다 못해 한산하기까지 하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일대는 청년 1인 가구 밀집 지역 가운데 한 곳이다. 지방에서 상경한 이후 이곳에서 고시 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자취생활 4년 차인 취업준비생 하준영씨(가명.32)도 그중 한사람이다. 

부산이 고향인 하 씨는 이번 연휴동안 공부에 더욱 매진하기로 했다. 벌써 2년째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지만 이번 추석에도 나홀로 방콕을 할 계획이다. 코로나로 부모님께서 내려오지 말라고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덕분에 하 씨는 "평소에도 딱히 할 일이 없는 시험준비생에게 명절은 연휴라기 보다 오히려 일정"이라며 "작년부터 추석이 특별히 모여야한다는 분위기가 많이 없어진 것 같다. 오히려 내려가면 민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휴 기간동안 밀린 인강(인터넷 강의)를 복습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호중씨(가명.33)는 5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이다. 

김 씨는 "포기하려고 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오히려 공무원만한 직업이 있을까 생각된다"면서 "코로나에 대기업 취업문도 좁아졌다. 공무원이 되면 환경적인 영향은 덜 받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씨는 올해만 두 번 거처를 옮겼다. 사람들이 빠지면서 좀 더 공간이 넓은 원룸으로 옮겼다. 그는 "지금 생활하는 곳은 빨래도 널어놓을 수 있는 공간까지 나온다"면서 "빨리 합격해서 이곳을 탈출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 씨는 "코로나 전과 후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재작년만 해도 시도 때도 없이 골목길이 붐볐다. 지금 이 정도면 사람이 없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추석에 대해 질문했더니 그는 "추석이 뭐에요?(웃음)"라며 "몇 년째 혼자 명절을 쇤다"고 했다. 

기자가 만난 청년 1인 가구에게 혼자 살면서 가장 불편한 점이 있냐고 묻자 대부분 외로움이라고 답했다. 

김 씨는 "가족이 있지만 여러 이유로 떨어지내다보니 외로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면서 "그 때마다 공부에 집중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 대부분 간편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취업준비생 하 씨는 "편의점에 간편식이 잘 나와 종종 이용한다"면서 "끼니마다 사먹는 것도 부담스러워 거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자료사진./사진=뉴스1
노량진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고시생 모습./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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