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전문점. 사진은 기사와 무관.
밀키트 전문점. 사진은 기사와 무관.

#.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의 한 매장. 음식을 파는 식당인가 싶어 들어가 보니 음식물이 들어간 업소용 냉장고가 한쪽 벽면에 가득하다. 10명쯤 들어갈 공간에 종업원은 없고, 음식 사진과 낯익은 무인 결제 시스템만 있다. 무인 밀키트 가게다. 원하는 제품을 냉장고에서 꺼내 셀프로 결제하면 끝이다. 

밀키트 시장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뛰어들면서 치열해진 온라인 판매 경쟁에서 벗어나 골목상권으로 직접 파고든 것이다. 

오프라인 특화 매장으로 승부수를 띄운 밀키트 업체는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은 이미 자사의 대형마트에서 밀키트를 팔고 있다. 

중소기업이 선택한 방식은 밀키트 특화와 무인 매장이다. 코로나19로 외식이 어렵고, 배달음식은 지겨운 1인 가구를 주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퇴근길 1인 가구가 집 앞에서 가볍게 밀키트를 사서 한 끼를 해결하는 그림이다. 

밀키트 매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성모씨는 "온라인으로 밀키트를 주문하는 건 일종의 계획된 쇼핑이다. 혼자서 당장 뭐 먹을까 하는 상황에서는 결국 편의점 도시락이나 인스턴트 식품, 배달음식을 먹게 된다"며 "우연히 밀키트 매장을 보고 이용해 보니 종류도 많고 가격 대비 맛도 괜찮아 일주일에 2, 3번은 밀키트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용객 이모씨도 "퇴근길에 여유가 좀 있으면 들리는 편"이라며 "보통 2~3인분으로 되어 있어 만들어 먹고 남으면 다음 날 또 먹을 수 있어 경제적이다. 근데 한 회사에서 나오는 제품 종류가 한계가 있어 매일 올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밀키트는 손질된 식재료와 요리에 필요한 양념, 조리법 등을 한 세트로 제공하는 일종의 쿠킹 박스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급성장한 밀키트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700원에서 지난해 4조원으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종류도 밀키트가 더해지면서 소불고기, 똠양꿍, 소고기 타다끼, 랍스타 구이, 해물뼈찜 등 다양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키트는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최근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음식 종류 역시 다양해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 초기 시장을 이끌던 중소기업의 고민이 깊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밀키트 무인 매장은 대기업이 침투하기 힘든 골목상권을 노린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겠지만, 호기심으로 방문한 고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당길 수 있는 전략이 없다면 '반짝 성공'에 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밀키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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