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하면 흔히 혼자 지내는 노년층의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젊은층의 고독사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와 단절된 채 자신만의 섬에 갇혀 살다 생을 마감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23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보건복지위원회, 목포시)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혼자 죽음을 맞는 무연고 사망, 즉 고독사로 추정되는 인원은 2017년 2,008명에서 2020년 3,052명으로 무려 52% 증가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세 미만의 청년고독사는 2017년 63명에서 2020년 102명으로 급증해, 최근 우리사회 젊은층의 사회적 단절과 이로인한 죽음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최근 5년간 성별, 연령별 무연고 사망자 현황./ 사진=김이원 의원실
최근 5년간 성별, 연령별 무연고 사망자 현황./ 사진=김원이 의원실

 

성별 현황을 분석해보면, 지난해 고독사 인원 3,052명중 남성이 2,285명, 여성이 649명, 성별미상 118명으로 남성이 여성의 3배 이상을 차지했다. 고독사가 여성보다 남성에게 3배 이상 빈번하게 발생하는 점은 2017년에서 현재까지 일관되게 나타난다. 이는 남성이 외로운 죽음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드러낸 수치다.

전문가들은 사회안전망의 부재, 네트워킹의 부족, 심리적인 문제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나오는 유명인들처럼 화려하고 자유로운 '싱글 라이프'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혼자 지내다가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나눔과나눔 박진옥 사무장은 "1인 가구는 있어도 혼자 사는 세상은 없다"라며 "청년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은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더욱더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를 1인 가구 개인의 문제로만 한정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심각성이 이미 사회 전체로 확산했고, 고립사가 수면 위로 올라와 한국 사회를 위협하는 신사회 위험(New social risk)이 됐다"면서 "근본적 변화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이웃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사느냐가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과 그로 인한 고립사 해결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사무국장은 "이웃과의 관계가 어떠한지, 지역사회에서 돌봄과 긴급지원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송인주 서울시 복지재단 연구위원은 "청년 고독사는 다른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고독사와 다르게 봐야한다"면서"대부분 자살 고독사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독사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청년 고독사가 갈수록 늘어나자 김원이 의원은 정확한 실태조사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관련 법 시행 이후에도 고독사의 정확한 실태조사와 현황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 등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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