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인 가구 '찐' 이야기] 초보 '혼삶러'의 독일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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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인 가구 '찐' 이야기] 초보 '혼삶러'의 독일 라이프
  • 지현호 기자
  • 승인 2021.10.25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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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샘이나/디자인=안지호 기자
1인 가구 지원 정책이 쏟아지면서 '특혜'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혼자 산다는 이유로 지원을 해주는 것이 맞냐?' '혼자 살기 좋게 만들면 인구 부족은 어떻게 해결할 거냐?'는 불만의 목소리다. 그러나 이는  '혼삶'(혼자 사는 삶)에 대한 이해 부족이 원인이다. 1인 가구가 겪는 불편과 차별을 알지 못해서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1인 가구 관련 사회 시스템이 잘 갖춰진 주요 선진국에서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 첫 단계로 현지에서 혼삶을 영위하는 1인 가구와 인터뷰를 통해 혼삶을 시작한 이유와 어려움, 해외 시스템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1코노미뉴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샘이나: 안녕하세요. 저는 독일 동쪽에 있는 작은 도시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입니다.

1코노미뉴스: 해외 1인 가구 삶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혼자 거주하게 된 에피소드가 있나요? 1인 가구로 살게된 계기 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안샘이나: 저는 박사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독일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가족이 해외로 함께 나오지 않는 이상, 해외에 거주하시는 유학생분들은 자연스럽게 1인 가구가 되는 거 같아요. 본인의 목표와 꿈을 위해 고향을 떠나 타지에 있는 삶을 선택한 이상 자연스레 모든 것을 혼자서 해나가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1코노미뉴스: 독일 많은 지역 가운데 이곳을 거주지로 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임대료는 어떤 수준인가요? 

▷안샘이나: 독일의 많은 대학교에 계신 교수님께 지원 메일을 보냈어요. 그중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연구에 긍정적인 답변을 주신 분이 계신 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학업 때문에 도시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제가 사는 도시는 2008년 기준으로 4182만이 사는 작은 마을입니다. 그래서 집세가 많이 비싸지는 않아요. 독일에서 상당수의 한국분이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뮌헨 주요 도시에서 지내시면서 집 구하기가 매우 어렵거든요. 그에 비해 제가 사는 도시는 사람이 귀한 곳이라서 그만큼 집 구하는데 경쟁도 높지 않고, 제 여러 요건을 따져가면서 집을 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 사는 집은 전기·가스비 포함해서 총 460유로, 우리 돈으로 약 65만원 정도 됩니다.

디자인=안지호 기자

▶1코노미뉴스: 혹시 집을 알아볼 때,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삼았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니면 독일도 부동산 방문해서 거래를 하나요?

▷안샘이나: 집을 볼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침실과 부엌의 분리입니다. 그리고 각 공간에 창문이 있으면 좋겠다 였어요. 제가 지금 사는 집에 이사 오기 전에는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에서 지냈는데, 그땐 딱 작은 방 하나에 공부하는 책상, 침대, 옷장이 있었고 작은 복도에는 전자레인지와 작은 싱크대만 있는 조리공간이 있었어요. 한국음식 대부분이 간장, 마늘 냄새가 있기 때문에 음식을 만들 때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환기도 잘 되고, 맛있는 한식을 해 먹을 수 있는 부엌이 따로 있으면 좋겠다는 게 제 기준이었어요.

독일은 집을 구할 때 여러 방법을 통할 수 있어요. 한국처럼 부동산을 통해서 집을 구할 수도 있고요. 우리나라의 부동산 앱처럼 여러 중개 앱이 있어서 개인 간 직접 연락을 해서 구할 수도 있어요. 또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소통할 수 있는 페이스북 공간이 있기 때문에 그 공간에서 다음 입주자(나흐미터, Nachmieter), 잠시 일정 기간만 지내는 (쯔뷔센 미터, Zwischenmieter) 등을 광고를 내서 찾을 수 있어요.

집을 구할 때 한 가지 팁이라면, 내가 충분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인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팍팍하고 외로운 유학 생활에서 집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정신적으로 힘들어요.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코노미뉴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 마음에 쏙 드는 공간, 매일 이용하게 되는 공간, 혹은 아지트처럼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들이 있나요? 주변 맛집, 혼밥 하기 좋은 식당, 거의 매일 들르게 되는 마켓, 친구 오면 꼭 가는 장소, 주말 아침에 가는 카페, 저녁 산책하는 공원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안샘이나: 제가 일주일에 2~3번 방문하는 동네 카페가 있어요. 독일인의 감성(?)과는 다르게 매우 한국 연남동 골목에 있을 법한 작고 아담한 로스팅 카페가 있거든요. 커피 맛은 뛰어나진 않지만, 그곳이 저희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이에요. 저도 그 카페에서 동네 친구를 자주 만납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매우 작아요. 그래서 이웃 주민 간 네트워크가 상당히 긴밀합니다. 길을 걷다 보면 동네 꽃집 아주머니, 정육점 사장님, 베트남 야채 가게 사장님 등등 모르고 지내는 분이 없어요. 동네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 보면, 내가 살고 있는 이 독일 동네 구성원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1코노미뉴스: 집에 있으면서 느끼는 행복은 주로 어떤 순간에 찾아오나요?

▷안샘이나: 독일의 집은 한국처럼 부엌이 갖춰져 있다거나 붙박이장이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전등 램프도 없을 때도 있고, 부엌의 수도꼭지가 없는 게 다반사예요. 입주민이 수도꼭지, 부엌 가구, 전등 다 해나가야 합니다. 그렇기에 반대로 제가 사는 공간에 애정을 갖고 제 취향대로 꾸밀 수 있다는 장점 아닌 장점도 있어요. 여기에서도 한국의 당근마켓 같은 중고 플랫폼을 통해 남이 쓰던 물건을 구매해, 제 나름의 리폼을 통해서 공간을 꾸며나갈 때 '내 집'이라는 기분이 듭니다. 그런 예쁜 공간에 동네 친구들이 와서 재밌고 편안히 놀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역할을 할 때 그 행복이 배가 됩니다.

▶1코노미뉴스: 반면 해외에서 혼자 살며 느끼는 외로움이나 일종의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다면?

▷안샘이나 : 해외에 사는 모든 유학생, 일하시는 분들이 공감할 텐데, 한국에 있는 가족을 못 볼 때 상당히 외롭습니다. 연말연시엔 특히 독일의 경우는 무조건 가족과 함께하는 대명절이거든요. 다들 가족을 찾아갈 때 저희 동네에는 독일인이 아닌 외국인들만 남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다 같은 처지이지만, 그럴 땐 너무 외롭고 그 상황이 슬프죠. 또 그럴 때면, 동네 사는 한국분들과 함께 모여서 맛난 저녁도 먹고 수다도 떨면 한결 나아집니다.

독일에서 1인 가구로 사는 안샘이나(32.유학생)씨가 거주하는 주방 모습./ 사진=안샘이나
독일에서 1인 가구로 사는 안샘이나(32.유학생)씨가 거주하는 주방 모습./ 사진=안샘이나

▶1코노미뉴스: 1인 가구로 살면서 알게 된 나의 새로운 모습이 있나요? 

▷안샘이나: 제가 이렇게 청소를 잘했는지, 음식을 잘했는지 놀랄 때가 있어요.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본 것들을 제가 하고 있을 때도 놀랍습니다. 저의 엄마는 아침에 일어나시면, 늘 침대 먼지를 털고 이부자리를 깔끔히 정리하는 습관이 있으세요. 제가 엄마의 방식 그대로 마치 제 엄마처럼 침대를 정리할 때 '그 엄마의 그 딸'이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는 겨울엔 만두를 여름엔 애호박으로 국수를 해주셨어요. 저희 집안의 추억의 음식인데, 제가 가끔 그 음식이 생각나서 부모님이 했을 때를 상상해서 만들어 보면 그 맛이 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대견하기도 하고, 가끔 부모님이 본인 어렸을 때 엄마가 해줬다고 추억을 회상하셨던 그 모습이 문득 떠오르곤 하죠. 제가 그 모습같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만든 김치, 짜장면./ 사진=안샘이나
직접 만든 김치, 짜장면./ 사진=안샘이나

▶1코노미뉴스: 혼자 생활하면서 주로 음식을 해 먹는 편인가요? 자주 하는 요리가 있다면?

▷안샘이나: 저는 한식을 거의 80% 비중으로 해 먹고요. 20%는 머릿속에서 상상한 국적불명의 음식을 해 먹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워낙 음식 솜씨도 좋으시고, 맛집도 잘 찾아다니셔서 그런가 미각과 음식 솜씨를 타고난 거 같아요. 저희 집에 오시는 손님들이 제가 만든 음식을 즐겨주실 때 보면 실력은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자주 해 먹는 건 김치를 담가 먹습니다. 엄마가 담그는 김치에 비해선 정말 간단한 재료만 들어가지만, 그래도 그 비슷한 맛을 내서 주변 외국인 친구들도 좋아해 줘요. 한류를 새삼 실감하는 건, 김치를 즐기고 배우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꽤 많다는 거예요. 외국에선 발효식품인 김치가 건강식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김치 냄새 때문에 잔뜩 긴장하는 저에겐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1코노미뉴스: 코로나가 2년째 지속되고 있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삶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안샘이나: 코로나가 한창일 땐, 식료품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밖을 나가지 않았어요. 저도 그랬지만, 제가 사는 독일에도 코로나에 대해 잘 몰랐기에 두려움이 상당했거든요. 또,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 땐 혹여라도 누군가에게 위협을 받지 않을까란 두려움이 컸습니다. 현재 여기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된 듯합니다. 한국처럼 엄격하지 않아서 실외에서는 마스크는 안 쓰고요. 실내에서만 마스크를 쓴답니다. 

▶1코노미뉴스: 마지막으로 해외 생활을 꿈꾸는 예비 1인 가구에 조언이나 알려주고 싶은 '꿀팁'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안샘이나: 사람 사는 데는 별반 다르지 않은 거 같아요. 그렇지만, 한국과는 다르게 해외에 살면 김치 한 조각도 소중해지는 절절한 상황들이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한국이 너무나 그립고 다시 가고 싶지만, 한국 밖의 생활도 흥미롭고 신선한 경험들이 가득합니다. 무언가 마음속에서 해외 생활에 대해서 망설임이 있다면, 과감히 도전해 보는 것도 그 궁금증과 호기심을 해결하는 방법일 수 있어요.

직접 리폼한 전등./ 사진=안샘이나
직접 리폼한 전등./ 사진=안샘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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