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 칼럼리스트
정희선 칼럼니스트

도쿄의 카구라자카에 2020년 12월 오픈한 ‘솔로 사우나 튠 (Tune)’이 예약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 몰이 중이다. 솔로 사우나 튠은 이름 그대로 모든 사우나가 개인실로 만들어진 곳으로, 어떠한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코로나 시대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온전히 자신만의 사우나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솔로 사우나의 창업자는 “평소 사우나를 좋아해서 자주 갔는데 코로나 이후 가족들이 사우나를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접촉 없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사우나가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창업 멤버들은 전혀 다른 일을 하던 사람들이지만 지겨울 정도로 사우나 이야기만 하는 멤버들이 모였다”며 솔로 사우나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힌다. 
 
도쿄 내 목욕탕 입욕료는 평균 470엔 (약 5천원), 사우나 추가 요금을 내도 1,000엔 (약 1만원) 이내인 경우가 많다. 사우나가 딸린 큰 목욕탕도 2,000엔 (약 2만원) 전후가 대부분. 반면 튠의 요금은 60분에 3,800엔 (약 4만원), 80분에 4,800엔 (약 5만원)으로 꽤 비싼 편이다. 결코 싼 가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예약을 잡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점에 사람들은 솔로 사우나에 매료되고 있을까. 

튠의 실내는 다크 그레이 컬러로 통일되어 있고 간접 조명만을 사용하여 밝기를 최대한 억제함으로써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만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사우나의 실내 온도는 75~85도, 습도는 낮게 설정되어 있으며, 사우나의 본고장인 핀란드에서 수입한 사우나 스토브를 사용하고 있다. 핀란드식 사우나에서는 사우나 돌에 아로마 물을 뿌려 발생한 증기를 쐬는 ‘로류 (핀란드어 löyly)’라는 행동을 하는데, 이는 릴랙스 효과를 높이는 기능을 하다. 혼자서 묵묵히 사우나 돌에 물을 뿌리며 즐기는 로류는 캠핑의 백미인 ‘불멍’과 비슷한 느낌이다.

또한 약 2미터 길이의 벤치를 마련하여 다리를 뻗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 벤치를 마련한 이유에 관하여 튠은 닛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전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이 있는 사우나에서는 앉아서 즐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면 머리와 발끝에서 느끼는 온도가 10도 정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개인실이라면 마음껏 누워서 전신에 걸쳐서 균일한 온도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냉탕은 설치되어 있지 않지만 샤워기가 설치되어 있고 냉각기에 의해 수온은 섭씨 15도 전후로 유지되고 있어 원할 때는 언제나 몸을 식힐 수 있다. 또한 사우나실 내 와이파이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사우나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튠의 창업자인 엔도씨는 "이렇게까지 반응지 좋을 줄 몰랐다. 솔로 사우나를 맛보고 싶다며 다른 현에서 일부러 방문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며 예상을 뛰어 넘는 성공에 기뻐한다. 

엔도씨는 또한 솔로 사우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벌거 벗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는 사람은 사우나와 온천 문화가 친숙한 핀란드와 일본, 아시아의 일부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은 남들 앞에서 쉽게 벗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우나를 해볼 엄두를 못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도 솔로 사우나라면 쉽게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튠은 고객들의 재방문율이 매우 높다. 남성에 비해 여성 전용 사우나 시설이 적기 때문인지 여성들의 수요도 높다. 현재 영업 시간은 7시 30분부터 23시 10분까지이지만 예약을 오픈하면 곧바로 예약이 꽉 차 버리는 상태가 계속 되고 있다. 

총 4개의 개인실이 있는데 그중 한 개는 그룹 룸이다. 이곳은 최대 3명이서 이용 가능하다 (남녀 이용은 불가). 이 방은 장애인이 있는 가족이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다리나 눈이 나쁜 부모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도 있었다. 사고 등으로 인해 부상 자국이 심하거나 몸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방문도 종종 보인다” 

솔로 사우나 튠은 호스텔 UNPLAN의 도미토리 룸을 개조하여 만들었다. UNPLAN은 인바운드 관광객을 타깃으로 운영하던 호스텔로 숙박객의 80~90%가 외국인 고객이었다. 코로나 이전 가동률은 90%를 초과하며 비즈니스는 순항 중이었으나,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숙박 이용자가 70~80% 감소했다.

대표 후쿠야마 다이키 (福山大樹)씨는 “코로나가 곧바로 수습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있었던 와중, 완전 개별 룸에서 혼자서 본격적으로 핀란드식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여태까지 없던 사업을 시작할 장소를 찾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고 말한다. 

후쿠야마씨는 호스텔 공간의 약 20%를 차지하던 도미토리 룸을 개조하여 솔로 사우나 튠에 대여했다. 물론 운영하고 있던 공간을 사우나로 바꾸는 것이 쉬운 결단은 아니었다. 하지만 후쿠야마씨의 판단은 옳았다. 외국인 고객인 급감한 호스텔 사업을 솔로 사우나로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언택트가 대세인 위드 코로나 시대에 다른 사람과 접촉 없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는 유망한 사업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일본의 솔로 사우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위 글은 외부 기고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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