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재 칼럼] 라푼젤의 여섯 가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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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재 칼럼] 라푼젤의 여섯 가지 얼굴
  • 나성재
  • 승인 2021.11.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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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재 CTP Company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나성재 CTP Company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마녀도 좋은 엄마 아냐?"

디즈니 만화 영화 라푼젤을 보던 딸이 엉뚱한 질문을 했다. 좋은 드레스에 발레, 그림, 체스 등 다양한 취미생활도 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란다.

"세상은 위험한 곳이야.
이기적이고 무서운 사람들로 가득하지
(Outside is dangerous world filled with selfish and horrible people)."

마녀는 라푼젤을 납치해서 높은 탑 꼭대기에서 마치 자신의 딸인 것처럼 키운다. 라푼젤이 탑을 떠날 것을 두려워해 항상 라푼젤에게 세상은 두려운 곳이라고 말한다. 매년 라푼젤의 생일날 왕국에서는 잃어버린 공주를 찾기 위해 수많은 랜턴을 하늘에 띄운다. 라푼젤은 그 랜턴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믿지만, 마녀는 그냥 하늘에 떠 있는 별이라고 속인다. 라푼젤이 보고 관찰한 것을 깡그리 무시하며 라푼젤의 판단력과 분별력을 흐리게 만든다.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믿지 못하게 하는 악랄한 수법이다.

마녀의 반복되는 교육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라푼젤이 자신의 꿈을 찾아 탑을 떠나려고 할 때 망설인다. 그리고 탑을 나와서는 해방감과 꿈에 대한 동경을 느끼지만 심한 죄책감도 느낀다. 토끼가 덤불 속에서 나무를 흔들 때는 사색이 되어 악당이 나타난다며 뒤로 숨는다.

'내 안에 6개의 얼굴이 숨어있다’의 저자 캐롤 피어슨은 인간의 진화과정을 통해 DNA에 깊이 새겨진 6가지 원형을 이야기한다. 고아, 방랑자, 전사, 이타주의자(순교자), 순수주의자, 마법사이다.

그중 고아는 세상을 위험한 곳으로 인식하고 자신을 피해자로 생각한다. 인생의 모든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자신을 구원해 주길 바라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의 잘못 때문에 현재의 문제로 힘들어한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뭐가 제일 좋은 것인지 다 알아(Mother knows best)."

마녀는 라푼젤이 어눌하고 뚱뚱하며 순진해서 속기 쉬우며 밖에 나가면 산 채로 잡아먹힐 것이라고 겁을 준다. 라푼젤의 부정적인 고아의 원형을 강화한 것이다. 마녀는 'Mother knows best'를 외치며 자신이 라푼젤을 위하는 것이 어떤 건지 다 안다며 남을 조정하려는 마법사의 원형을 발휘한다. 라푼젤이 어떤 것에 행복하고 어떤 것이 행복하지 않은지 자기 자신 말고 누가 알 수 있겠는가?

결국 라푼젤은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기로 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방랑자의 원형을 일깨운 것이다. 기존에 머물던 곳을 벗어나 자신다움을 찾아 나가는 것이 방랑자의 원형이다. 그리고 왕국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면서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자신도 몰랐던 전사의 원형이 깨어난 어려움을 헤쳐나간다. 방랑자와 전사의 원형은 무의식적으로 학습한 무기력과 죄책감을 떨치고 자신의 공주 신분을 되찾고 진실한 사랑도 만나게 된다.

좋은 부모란 무엇일까? 마녀는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라푼젤을 이용했다. 라푼젤의 가능성을 꽁꽁 묶어두는 과잉 보호는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아이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도록 방랑자, 전사, 이타주의자, 순수주의자, 마법사의 모습이 균형을 갖추도록 시간과 공간을 허락해 주고 응원하며 기다려주는 것이 좋은 부모가 아닐까? 

[필자 소개]
나성재 코치는 알리바바, 모토로라솔루션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였고, 한국코치협회 코치이자, 현 CTP(Coaching To Purpose Company)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한 NLP 마스터로 로버트 딜츠와 스테판 길리건의 공동 저서인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번역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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