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코노미뉴스 / 디자인=안지호 기자

서울 마포구 서교동, 깊은 밤 어둠이 짙게 깔리자 주택가에는 인적이 드물어졌다. 가로등이 드문드문 켜져 있기는 하지만, 주택가 1층 주차장 등은 어둠이 짙은 곳이 곳곳에 있었다.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골목길은 괜스레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주택가를 가로지르며 바삐 움직이는 기자 역시 의혹의 눈길을 받았다. 홀로 집에 돌아가는 여성은 불안한지 뒤를 힐끔 돌아보곤 종종걸음으로 귀가를 서둘렀다. 술에 취한 듯 휘청휘청 걸어가는 젊은 남성도 눈에 띄었다. 정기적인 순찰이 필요해 보였다. 

지난 11일 기자는 서교동 주택가를 지나 홍대입구안내소 앞에서 순찰활동을 위해 모인 '안심마을보안관' 4명을 만났다.

안심마을보안관은 서울시의 1인 가구 안전지원서비스 중 하나다. 지난달 25일부터 서울시내 1인 가구 밀집 지역 15개소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활동시간은 평일, 21시부터 익일 2시 30분까지다. 15개소에 총 60명의 안심마을보안관이 배치됐다. 이들은 전직 경찰 등 범죄예방 경험이 있거나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기자는 이날 허병순 안심마을보안관과 동행하며 이들의 순찰활동에 대해 물어봤다. 허 씨는 앞서 수년간 자치구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보호활동에 참가해 왔고, 매년 시행되는 심폐소생술 수료증도 갱신하고 있다며 본인을 소개했다. 

▶ 안심마을보안관에 참여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 저는 이 동네에서 20년 가까이 살았거든요. 제가 이쪽 구역을 매우 잘 알기도 하고,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자치구에서 많은 신경을 쓰는 부분이잖아요. 예전에 안심스카우트 활동을 하기도 했고, 지역 아동보호라는 무료봉사 활동도 3년 동안 했었어요. 이를 발판으로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됐습니다.

▶ 순찰활동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 첫 번째 시작 지점에 도착을 하면, 안전활동지킴이 앱이 있어요. 해당 앱에 로그인을 하고, 활동을 시작해요. 만약 활동 중에 특이사항이나, 보고해야 할 사항이 있으면 사진 촬영을해서 보고까지 바로 할 수가 있어요.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되어있습니다.

안심마을보안관앱./사진=1코노미뉴스

▶ 하루에 활동하시는 횟수는 얼마나 되나요?

▷ 매뉴얼에는 3~5번 횟수로 되어있어 원래는 3회 이상을 순찰했는데요. 날씨에 따라서 약간씩 유동적으로 활동해요. 지금은 1.5회 정도로 활동하고 있어요. 1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걸으며 순찰활동을 해야 하는데, 날씨가 좋으면 잠깐씩 앉아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지금같이 날씨가 추운 겨울 같은 경우에는 바닥이 너무 차기 때문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어요.

▶ 순찰활동을 통해 범죄 예방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도 병행하는게 있다면?

▷ 저희가 활동을 하다 보면 보안등이 나갔거나, 전선이 도로로 늘어진 경우 자칫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앱으로 사진 촬영해서 전송을 하면 시에서 대부분 다음 날에 나와서 수리를 해요. 또 지난번에는 쓰레기 차량에서 부탄가스가 터져 화재가 발생했거든요. 그것도 발견해서 신고를 했고, 골목길에 가로등이 없어서 너무 어두운 경우에는 가로등 설치 건의도 합니다. 이외에도 길에서 주무시는 취객분들을 만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는 경찰에 신고하고 인계되는 과정까지 상황을 지켜보죠.

안심마을보안관이 순찰을 도는 모습./사진=1코노미뉴스

▶ 방범활동을 위해 서울시에서 제공한 장비는 무엇이 있나요?

▷ 기본적으로 활동점퍼와 경광봉, 손전등이 있고요. 겨울이다 보니 넥워머, 귀마개, 장갑 등을 무료로 지원을 해줍니다. 또, 영하의 날씨에 대비해서 롱패딩까지 지급될 예정이라고 알고 있어요.

▶ 안심마을보안관으로 활동하기 전에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사전교육이 있었나요?

▷ 처음에는 인터넷을 통해 경호교육부터 안전교육까지 약 3일간 교육을 받고 수료를 해야 하고요.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대처법, 심폐소생술교육을 배웠어요.

▶ 지금까지 활동해보면서 지급되었으면 하는 물품 등 아쉬운 점이 있다면?

▷ 아쉬운 점이라기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최근에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보급품으로 아주 두꺼운 장갑이 나왔어요. 하지만 저희가 활동을 하려면 장갑이 조금은 얇아야 하거든요. 이런 사항을 보고를 드리면, 소통이 매우 잘되어서 관계자분들께서도 즉시 시행을 해주시기 때문에 아쉬운 점은 크게 없는 것 같아요.

▶ 앞으로도 활동을 이어 갈 생각인가요?

▷ 새벽까지 이어지는 근무이다 보니까 부담은 될 수 있는데, 해당 활동이 확장되고 또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계속 활동할 생각입니다.

▶ 늘어나는 1인 가구의 범죄예방을 위해 직접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서교동에는 1인 가구가 많이 밀집되어 있어요. 특히 1인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빌라 입구는 주차장과 함께 있어서 아주 어두운 경우가 많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거든요. 이런 경우도 집주인과 상의를 해서 센서를 설치하라고 전하고 싶어요.

서교동 어느 빌라의 어두운 입구 모습.
서교동 어느 빌라의 어두운 입구 모습./사진=1코노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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